'내친 김에 감독하자'.
덴젤 워싱턴, 조지 클루니, 니콜라스 케이지. 독특한 스타일로 자신의 연기 영역을 고수하는 연기자들이다.
그들이 감독으로 나섰다.
연기에 만족하지 않고, 연출까지 맡고 나선 것이다.
이들의 감독 데뷔작은 모두 미국 평단에서 호평을 받으며 아카데미상 후보로도 거론된 바 있다.
특히 '말콤 X', '펠리칸 브리프' 등으로 잘 알려진 덴젤 워싱턴의 '앤드원 피셔'가 국내 개봉(5월 30일 예정)을 앞두고 있어 한국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앤드원 피셔'는 시나리오 작가인 앤트원 피셔의 자전적인 이야기. 어머니를 찾아 나선 수병(水兵)의 이야기가 눈물겹게 감동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뛰어난 캐릭터 묘사와 사연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수작이란 평을 받았다.
평소에도 철저한 자기 관리로 정평 난 배우인 덴젤 워싱턴은 배우들이 각자 맡은 역에 몰입하기 위해 철저한 캐릭터 분석을 주문했다.
그 결과 주연배우들이 모두 신인임에도 섬세한 감정처리와 뛰어난 인간 관계를 묘사할 수 있었다.
토론토 국제 영화제, AFI 국제 영화제 등 각종 국제 영화제에 상영되어 감독으로서의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조지 클루니는 싱어송 라이터 척 배리스의 이야기를 그린 '위험한 마음의 고백(Confessions of a dangerous mind)'으로 감독 데뷔했다.
척 배리스의 책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실존 인물을 유머와 페이소스를 섞어 유쾌하게 그린 작품이란 평을 받았다.
평소 독립영화에 관심을 보인 그는 '오션스 일레븐'에서 호흡을 맞췄던 줄리아 로버츠, 브래드 피트, 멧 데이먼 등을 카메오로 출연시키는 '우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명감독 프란시스 F 코폴라의 조카인 니콜라스 케이지는 저예산 영화 '소니(Sonny)'로 감독 데뷔했다.
평소 '코폴라의 조카'로 불리는 것이 싫어 성까지 바꾼 그는 한 달만에 촬영을 끝내는 초고속 연출력으로 감독 재능을 인정 받았다.
흥미로운 것은 연기자의 감독 변신작들은 모두 수작이란 것. 로버트 레드포드는 43세에 데뷔작 '보통사람들'로 아카데미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등 4개부문을 거머쥐었으며, 케빈 코스트너는 45세에 '늑대와 춤을'로 역시 작품상과 감독상을 포함한 7개부문을 휩쓸기도 했다.
멜 깁슨도 '브레이브 하트'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촬영상, 분장상, 음양효과상 등 5개 부문을 수상하고 재개봉되는 화제를 낳기도 하였다.
할리우드 제작 시스템이 받쳐준 것도 이유지만, 수작영화에 대한 '연기자로서의 한'을 연출로써 풀어내기 때문. '자아 만족용'이란 측면도 있지만, 만능 엔터테이너로서의 욕망 실현인 것이다.
김중기기자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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