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산 경상병원 음악회

병원에서 웬 음악회?. 경산 경상병원에서는 매일 낮 12시 40분부터 40여분 동안 아주 '특별한 공연'이 열린다.

무대는 직원들 사이에 '중정(中庭)'이라고 불리는 병원 건물과 건물 사이의 100여평 공간에 마련된 중앙정원.이 무대에 월.수.금요일에는 통기타 가수 손영창(44)씨가, 화요일에는 섹스폰연주자 이상택씨가, 목요일에는 민요가수 박영희씨가 등장해 정겨운 가요를 부르거나 감미로운 연주를 선사한다.

"몸과 마음이 지친 환자나 가족들에게 음악을 통한 위안과 즐거움을 안겨줘 치료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뜻에서 지난해 7월부터 공연을 마련했다"고 이 병원 교육홍보팀장박영희(42.여)씨는 말한다.

객석에는 깁스를 해 휠체어를 탄 장기입원 환자와 링거를 매단채 나온 사람들의 모습도 보이며, 병실 창문을 통해 무대를 내려다 보며 음악을 즐기는 환자와 가족들도 많다.

병원관계자까지 합하면 공연때마다 60∼80여명이 모여 음악을 즐기는 셈이다.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친 상태에서 가수나 연주자들의 노래나 섹스폰 연주를 듣거나 박수를 치며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다 보면 몸과 마음의 아픔이 저절로 치료되는 기분"이라는 환자들의 반응이다.

때론 환자나 그 가족들이 즉석에서 무대에 올라 노래나 장기자랑을 하며 끼를 발산하기도 한다.

40여분의 공연시간이 언제 지나가는지 모르겠다며 공연 시간을 늘려달라는 요구가 나올 정도다.

통기타 가수 손영창씨는 "'중정'무대 공연을 통해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나 간병을 하는 가족들이 잠시나마 위안과 평온을 얻는 것을 느낄때 마다 형언할 수 없는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상섭 경상병원 사무국장은 "음악공연과 종이접기.인형극.영화상영 등의 문화프로그램을 통해 환자와 간병을 하는 가족들에게 정서안정과 함께 투병의지를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더 좋은 프로그램 개발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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