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조형물-한 작가 작품이 수작.졸작

한 사람의 작품이 Best와 Worst에 동시에 뽑힌 것 자체가 흥미롭다.

Best4에 선정된 '무지개'(KT봉덕지점 앞), Worst4에 선정된 '영원한 빛'(대구MBC앞)과 대구시 상징조형물 '독수리상'(대구시청앞)의 작가는 이상일(51.대구가톨릭대 조소과)교수다.

그는 돌로 자연미 넘치는 추상작품을 추구, 젊은 시절부터 유명세를 탄 조각가다.

명성 만큼이나 환경조형물에 그의 작품이 많다.

대구시내 큰 조형물만 해도 20점에 가깝다.

대구시내 관공서.기관, 큰 빌딩 앞에서는 그의 작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삼성금융플라자, 대백프라자, 하나로통신 대구지사, 한빛은행 대구지점, 한국도로공사 경북지역본부, 대구호텔, 롯데마그넷, 이서공원, 교원공제회관, 이상화 동상….사실 그의 작품이 Best.Worst에 동시에 뽑힌 것은 '작품이 너무 흔하기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뛰어난 작품성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눈에 익은데다 흉내낸 작품까지 범람, 큰 점수를 받지 못했다는 얘기다.

한 작가는 "얼마전까지 그에게 조형물 주문이 폭주, 그의 작품답지 못한 것도 있다"고 전했다.

KT봉덕지점앞의 '무지개'(1993년)는 양쪽에 4명의 여성이 둥글게 손과 손을 맞잡는 형태로 따스한 느낌을 주는 수작이다.

이를 Best작품으로 뽑은 한 미술가는 "건물과 잘 어울리고 조형적으로 완벽하다"고 평가했다.

대구MBC앞의 '영원한 빛'(2000년)은 여러개의 돌 기둥을 높다랗게 세워놓은 방식인데 시민들에게 큰 인상을 주지 못하는 듯하다.

언론사의 이미지를 전혀 느낄 수 없고 동일한 조형 형태를 반복 사용했다는 게 worst에 뽑힌 이유. 제작비 1억5천만원.

대구시청 앞에 서있는 대구시 상징물 '독수리상'(1996년)은 건립 당시부터 적잖은 논란이 있었다.

대구사람들의 기상을 보여주기에는 다소 부족하고 실물과 비례가 맞지 않다는 게 그 이유. 한 미술가는 "대구시청 2층 시장실 앞 복도에 있는 독수리 박제와 한번 비교해보면 선정이유를 알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만든 조형물 중 대구백화점앞 조형물, 이상화 동상을 베스트 작품으로 꼽은 이들도 꽤 있었지만 순위에는 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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