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연수 기회를 얻어 일본과 영국의 복지 현장을 견학한 적이 있습니다.
그곳 복지공무원들의 전문 지식이 부러웠지만, 그들이 갖고 있는 대단한 자부심이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사회복지 공무원이 전문가가 될 수 있는 풍토가 자리잡았으면 좋겠습니다".
경북도청 가정복지과 김익상(47.6급)씨는 행정직이면서도 아예 사회복지 담당자로 스스로 붙박이가 됐다.
이 자리만 벌써 7년째. 승진에 별 도움 될 것 같지 않고 소위 '끗발' 있는 직책이 아닐 뿐더러 일거리가 많다고 해 기피되기까지 하는 '복지과'가 그에겐 천생연분이 된 것. 복지 전문직렬의 공무원들이라야 붙박이하는 저간의 사정을 생각하면 특이성은 더 두드러진다.
1982년 9급직으로 공채돼 풍기읍사무소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김씨는 10년만이던 1992년 경북도의회로 옮겨오면서 사회복지와 인연을 만들었다고 했다.
조그만 서류 한 장에 적힌 정책이 곧바로 성과로 이어지는 이 업무가 너무도 매력적이었다는 것.
지금 자리로 옮긴 뒤 김씨는 아예 본격적으로 사회복지학 공부에 뛰어 들었다.
1999년엔 대구대 사회개발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쳤고 요즘은 박사 과정을 3학기째 밟고 있다.
목요일이면 금쪽 같은 연가를 내 아침 10시부터 밤 9시가 될 때까지 '사회보장 연구' '사회복지 특수문제 연구' '가족복지 정책 연구' 등 과목을 수강한다.
밥 먹을 시간조차 없이 바쁘지만 밤 10시쯤 집으로 돌아가면 또 영어 공부에 매달린다고 했다.
관련 원서를 시원시원히 읽어내려면 이런 노력은 필수라는 얘기.
"공직 생활에서 쌓은 사회복지 경험만큼이나 대학원에서 배운 지식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복지정책을 개발하는 것이 제 꿈입니다".
사회복지학 공부를 시작한 뒤 그의 호칭은 '김 주사'에서 '김 강사'로 바뀌었다.
실제로 강의도 하는 탓. 일주일에 한번 밤 시간을 이용해 대구 SOS어린이마을에서 어린이시설 종사자, 공무원, 전문대 졸업자 등을 대상으로 아동복지학을 강의하는 것이다.
자신이 잘 이해하지 못하던 부분도 남을 가르치다 보면 절로 이해되곤 한다고.
"우리나라 노인복지 정책을 개선하는 일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지금은 관련 예산의 60, 70%가 경로연금.교통비로 지출돼 버리고 있지요. 이래서는 노인 관련 시책을 개발하고 싶어도 예산이 뒷받침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김씨는 작년에 '실버 자원봉사단' '효 시범 마을' 등 정책을 기획해 실행되도록 한 바 있다.
경북에 33개밖에 없는 노인시설을 몇 배로 늘려야 한다는 생각도 갖고 있었다.
그러면서 김씨는 휴일에는 장애인재활원.요양원 등 현장을 찾아 아이들의 밥을 먹여 주거나 청소를 해 주는 봉사를 실천.체험하고 있기도 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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