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구장 신설이 더 급하다

최근 프로야구선수협의회를 중심으로 돔구장 건립이 추진되고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프로야구선수협의회는 지난달 중순부터 서울지역 스포츠지들과 함께 돔구장 건립 100만명 서명운동을 시작, 현재 온라인에서 2만여명의 서명을 받았다.

이들은 조만간 오프 라인 서명운동도 실시할 계획이며 다음달 중순 대구구장 앞에서 관련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그러나 돔구장 건립이 서울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우선 순위가 뒤바뀌었다는 지적이다.

구장 시설이 열악한 대구야구장을 새로 세우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선 순위 뒤바뀐 서울 중심의 돔구장 건립

프로야구선수협의회는 돔구장이 야구 경기만을 위한 시설이 아니며 문화공연 등 다목적으로 이용,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하며 건립 장소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서울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제 국내에도 돔구장이 세월질 때가 되었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건립 서명운동이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면 대구를 1순위로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수년전 뚝섬에 돔구장을 건립한다는 말이 있었다가 잠잠해진 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서울시는 최근 돔구장 건립을 긍정적으로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시가 정부 지원없이 자체 예산만으로 3천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이는 돔구장을 건립하는 것은 다른 지자체들의 반발을 살 이유가 없으나 정부 지원 없이 이뤄지기는 힘들다.

프로야구선수협의회도 10만명 이상의 서명이 이뤄지면 문화관광부에 돔구장 건립을 정식으로 요청한다는 입장이다.

◆답보 상태에 놓인 대구야구장 건립

대구야구전용구장 건립 문제는 지난해 삼성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직후 반짝 거론되다가 지금은 답보 상태에 놓여 있다.

대구시는 월드컵 경기장 인근에 2만여평의 야구전용구장 부지를 확보해 놓고 1천억원 이상의 건립 비용중 야구장 부지 매입에 필요한 200억원 정도의 예산을 투입하되 나머지 800억원은 대구삼성 라이온즈가 부담하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삼성은 야구장 전광판 등 부대시설 투자 비용은 부담할 수 있으나 800억원 이상의 건립 비용은 감당할 수 없다며 발을 빼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대구시가 중앙정부의 예산 지원을 이끌어내야 하며 삼성측도 건립 비용의 일부를 부담하도록 조정이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노병정 대구시 문화체육국장은 "야구장 건립비용 조달과 그에 따른 견해 차가 커 쉽지 않다"며 "대구U대회 이후 야구장 건립 문제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야구장 건립이 1순위

돔구장이든 전용구장이든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정부 지원이 이뤄져야 하므로 서울의 돔구장보다는 새로운 대구구장의 건립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1천만명 인구의 서울시에 3만여명 수용규모의 잠실야구장이 충분치 않은 것도 사실이지만 250만여명의 '야구 도시' 대구가 1만2천명 규모의 야구장 밖에 갖지 못한 현실이 먼저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 또 야구장 건립마저 수도권 우선으로 추진된다면 각종 수도권 우선 정책에 분노하고 있는 대구시민들의 저항감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가 야구장 건립에서 1순위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서울, 부산, 인천에 이미 3만명 이상 수용할 수 있는 야구장이 있으며 나머지 대구, 대전, 광주 등의 도시에서는 대구가 인구 규모나 야구 열기에서 앞서기 때문. 광주에는 또 3만명 이상 수용규모의 새 야구장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야구선수협의회 나진균 사무국장은 "2만여명의 서명자 중 서울에 돔구장을 짓는 것보다 지방 대도시에 3만명 이상 들어갈 수 있는 야구장을 먼저 짓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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