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저 수준의 1인당 GRDP(지역내총생산)를 기록하고 있는 '대구'와 비록 지금은 철강과 전자산업 생산기지로 경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신기술 및 신산업 창출기능의 부재로 미래의 위기에 맞은 '경북'이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과학기술기반 지식경제시대에 걸맞는 '성장엔진'으로서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KIST)'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우수한 과학기술 인재들이 모여 신지식을 창출하는 DKIST라는 성장엔진을 갖지 않고서는 '대구테크노폴리스' '한방바이오밸리' '섬유 등 전통산업의 첨단화' '기계.메카트로닉스의 지역 주력산업 육성' 등 지역에서 추진하고 있는 각종 산업정책이 실효를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대구.경북을 비롯한 지방은 우수한 '고교졸업자', '대졸자', '대학원 졸업자'들이 진학과 기업 및 연구소 취업 등을 위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3단계의 우수인력 이탈현상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해 경북대 전자전기공학부 졸업자 중 삼성, LG를 비롯한 대기업 취업자가 87%에 이르고 있다. 대구지역에 대기업 한 곳에 없는 상황과 수도권 벤처기업으로 취업한 나머지 졸업생들을 고려할 때 대구에 남아 일자리를 구한 졸업생은 사실상 한 명도 없는 셈이다.
이 같은 우수인재의 지역이탈은 지역기업의 잠재적 경쟁력을 크게 악화시켜 경기침체를 구조화시키고 있다.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단축됨에 따라 끊임없이 고부가가치 신제품을 만들어내는 R&D(연구개발)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대구는 제조업체 1만개당 연구소 수가 24.5개로 6대 도시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중소.영세 기업이 많아 연구소를 만들 여력이 없을 뿐아니라 있는 연구소조차 우수인력을 확보하기가 힘겨운 실정이다. 지역에서 대기업이 많이 위치한 구미전자공단의 경우도 대부분 생산시설 위주로 배치돼어 있을 뿐 신기술과 신산업의 창출기능은 결여된 기형적 모습을 하고 있다.
경북대, 영남대, 포항공대를 포함한 15개 4년제 대학과 35개 전문대학이 대구.경북에 포진하고 있어 많은 고급두뇌를 보유하고 있지만, 사업체의 영세성과 교수집단의 현장경험 부족, 연구지원 인력의 부족 때문에 산.학협력은 겉돌뿐 충분한 시너지를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21세기 첨단산업도시가 갖추어야 할 산.학.연.관 협력모델에서 R&D 네트워크의 허브(hub)이자 주체인 중추적 '연구원'이 대구와 경북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이종현 경북대 교수는 "우수한 과학기술 인재들을 모아 지역산업 발전을 위한 응용 및 산업화 연구를 수행함으로써 지역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취약한 지역의 산.학 협력체계를 활성화 시켜 산.학.연 협력 시스템을 완성할 수 있는 DKIST의 설립이야말로 지역 사회가 겪고 있는 악순환을 끊는 핵심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강성철 대구시 과학기술진흥실장은 "DKIST는 대구와 경북 600만 시도민의 삶을 책임지는 거대한 '성장엔진'"이라며 "따라서 초광역 산업클러스터를 네트워크 하기에 충분한 인재와 규모, 효율적 운영시스템을 갖추어야만 제대로 기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DKIST 설립법(안)은 대구.경북지역 국회의원 33명 전원의 발의로 국회에 제출되어 있지만 정부의 적극적 지원없이는 법안제정과 실효성 있는 연구원의 설립 및 운영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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