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프랜차이즈 업체 '신바람 난 찐빵집' 조형연 사장

'신바람 난 찐방집' 조형연(41) 사장은 자신의 업체 이름처럼 요즘 하루하루가 신바람 난다고 했다.

1999년 2월 10평짜리 찐빵집을 창업한 후 승승장구, 벌써 25개 영업점을 거느린 찐빵 프랜차이즈 업체 사장으로 올라섰기 때문.

주문이 늘어 대구 대현동 공장에 이어 이번 달엔 불로동 제2공장 문을 연다고 했다.

아내와 단 둘이 시작하던 때가 엊그제 같지만 이젠 직접 거느리는 직원만 40명에 육박한다.

올들어서는 세무사·노무사와 계약해 업무를 맡기는 본격 경영체제까지 갖췄다.

'신바람 난 찐빵집'이 빚어 내는 한달 매출은 무려 2억여원. 판매처도 대구·경북을 넘어 서울·부산·경남 등 전국으로 퍼졌고 최근엔 어떻게 알았는지 미국 LA에서까지 주문이 온다고 했다.

"대구 가창면사무소 앞에 10평 짜리 가게를 냈지요. 가게 얻는데 1천500만원, 점포 구하는데 500만원을 썼습니다.

월 가게세는 35만원이었지요. 얼마 들지 않았습니다.

창업 치고는 소규모였던 셈입니다".

더욱이 그는 오랜 세월 밑바닥 인생을 전전했다고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할 일이 없었습니다.

자격증 사회라는 말을 믿고 고교 졸업 때까지 기술자격증 5개를 땄습니다.

취직하면 자격증 수당을 준다는 말도 있었지요. 그러나 그런 자격증들도 취직에는 전혀 도움되지 못했습니다.

자격증 따 산업역군 되면 잘 될 것이라는 믿음에 열심히 했다가 배신감도 컸습니다". 조 사장은 군에서 제대한 후 결국 레스토랑 종업원으로 사회에 진출했다고 했다.

주방 일부터 시작한 것.

그러나 막상 사회에 뛰어들고 나서도 되는 일이 없었다.

돈을 조금 모았지만 피라미드 사업에 빠져 1천여만원의 빚까지 졌다.

"죽고 싶었습니다.

대구 근교에서 축산업을 하는 처남한테 달려 갔습니다.

하지만 콩비지로 사료를 만들어 내는 일도 잘 안됐습니다.

2년만에 모두 떨어먹었습니다". 다시 U턴. 성주까지 가 중국 음식점을 열었다.

그러나 그것도 실패. 장사가 조금 된다 싶으니까 집 주인이 나가라더라고 했다.

자기가 직접 하겠다는 것.

그의 도약판은 대구 칠성시장이었다.

과일상이나 음식점 같은 노점 생활을 시작했다.

온갖 품목을 다 해봤다고 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물건 떼 와 팔고, 단속 공무원에 쫓기고…. 조 사장은 그때의 생활을 "참으로 비참했다"고 규정했다.

그러다 만난 것이 찐빵 할아버지였다.

도매점에서 찐빵을 떼어 팔다 길을 깨우쳤다고 했다.

"찐빵 수요가 많다는 걸 칠성시장에서 알았습니다.

새벽에 도매점에서 떼다 놓으니 많이 팔려 나갔어요. 그 당시 하루 200만원 이상이나 벌었지요".

가창면사무소 앞에 가게를 낸 것은 1999년.

"그때 당시 저는 앞날을 확신했습니다.

마이카 시대였어요. 차를 몰고 오는 사람만 상대하자고 마음 먹었습니다.

가창은 도로도 좋고 유동 인구도 많지요. 입지 고민을 2년 이상 한 것이 맞아 떨어졌습니다". 그리고는 인생 역전에 성공, 자신에게 찐빵 기술을 가르쳐 준 할아버지를 지금은 종업원으로 쓰고 있다고 했다.

지난 해엔 가게 손님이 워낙 많아 매일신문에 '교통 유발 업체'로 고발되기도 했다는 얘기도 했다.

조 사장은 최고의 맛을 만들어야 잘 팔린다는 확신에는 과거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고 했다.

"찐빵이나 만두를 만드는데 누구나 먼저 생각하는 것은 속이지요. 하지만 겉도 중요합니다.

밀가루를 절묘하게 반죽해 쫀득쫀득한 맛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지금도 저는 재료값이 아무리 올라도 손해를 볼망정 최고급 야채로 만두 속을 만듭니다.

사업의 미래는 정직에서 나온다고 믿는 것입니다".

그는 또다른 사업 신조를 부지런함이라고 했다.

칠성시장 노점상 때보다 지금은 20배나 벌지만 출퇴근 시간은 마찬가지라 했다.

"겸손하려고 합니다.

저는 아직 넥타이를 안맵니다.

직원들과 함께 노력하려고 아직 편한 셔츠에다 헐렁한 바지 차림이지요. 가끔 제가 변했다는 사람도 있지만 천만의 말씁입니다".

조 사장은 자신에게 떼돈을 벌게 해 준 가게 동네에 보답하기 위해 '가창장학금'을 줄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연간 300만원을 가창면 학생들에게 지원하겠다는 것.

"장사꾼에게는 항상 도전 정신이 있어야 합니다.

좌절하지 않아야 합니다.

저는 가축도 키우고 노점도 해봤지만 항상 희망을 품고 살았습니다.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에게 절망이 적습니다". 053)768-5769.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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