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노조가 24일 새벽 4시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 소속 기관사, 역무담당자, 차량정비사 등은 그 시각부터 업무를 중단, 대구 유천동 월배차량기지에서 농성을 시작했으며, 노조측은 노조원 1천33명 중 900명 이상이 파업에 동참한 것으로 파악했다.
노조 파업 직후 지하철공사측은 대체 기관사 68명을 투입됐으나 각 역의 매표 업무를 담당할 역무직원, 차량검수원 등은 사실상 대체 투입이 어려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지하철 운행에 큰 장애가 빚어질 전망이다.
노조는 파업 돌입 직전인 23일 밤 사용자측과 함께 경북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회의에 참석해 협상 기간을 다음달 8일까지 연장하는 내용에 합의했으나, 40여분만에 이를 번복했다. 경북지노위는 이에 대해 노조가 사용자측과 공동 서명한 협상기간 연장 합의는 유효한 것이라며 다음달 8일까지 교섭을 계속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노사는 이에 앞서 승진승급, 휴게시간 보장 등 단체협약 쟁점사항에 합의했으나 △정원부족 인력(108명) 충원 △2인 승무 및 안전인력 확보 △안전 방재시설 확충 등 '특별단체교섭안' 합의에는 실패했고, 노동위는 이를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판정했다. 대구노동청 관계자는 "노조가 지노위에서의 노사간 합의를 어겼으므로 이번 파업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파업 주동자에 대한 사법처리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대구지하철공사 사옥(상인동) 및 지하철 모든 역사.차량기지에 수백명의 경찰을 투입, 24일부터 밀착 경비에 나섰다. 또 노조원들이 지하철 운행 방해 등 행위를 할 경우 현행범으로 체포해 처벌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특히 경찰은 검찰과 협의해 불법 파업 혐의가 확인되는대로 파업 주동자에 대한 검거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대구 첫 지하철 파업이 24일 새벽 실행됐으나 출근.등교길 큰 혼란은 없었다. 배차간격만 좀 길어졌을 뿐 지하철이 계속 운행된데다 상당수 승객이 미리 버스쪽으로 이동했고, 1호선 전체적으로도 반쪽 운행때문에 승객이 대폭 감소해 있는 상황이기때문으로 풀이됐다.
대구지하철 1호선 각 역에서는 출근.등교 인파가 몰리는 아침 7시 이후에도 평소와 다름없는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안심에서 첫차를 타고 이날 새벽 5시40분 동대구역에서 내린 김진형(27.괴전동)씨는 "파업 소식을 듣고 열차운행이 지연될까 걱정했으나 다행히 정시에 출발해 별다른 불편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2월 지하철 참사를 겪은 시민들의 비난 여론이 쏟아 졌다. 조필수(44.신천동)씨는 "지하철 참사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파업을 한다니 양심이 있는 사람들인지 모르겠다"며 "지하철 파업은 시민정서를 무시하는 처사다"며 불만을 털어놨다.
또 승객안전과 시설물을 보호하기 위해 경찰이 배치돼 파업소식을 모르는 일부 시민들이 놀라기도 했다. 동대구역 사무소에는 이날 아침부터 정상운행여부를 묻는 전화가 쇄도했다.
이상석 동대구역장은 "지하철 파업소식이 시민들에게 사전 예고되고 많이 알려진 탓인지 지하철 이용승객은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지하철 파업에 따라 승객도 상당폭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 관계자는 "승객이 평소의 80%로 줄었다"며, "첫차 시간부터 오전 6시까지 평소 630여명 정도 탑승했으나 오늘은 100명 정도 감소했다"고 전했다.
○…평소 4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교대역에서 이날 아침 혼자 근무중이던 백정부 교대역장은 오전 8시 현재 지하철 파업으로 불편을 예상한 이탈손님이 10%가량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오전 7시30분쯤 교대역 셔틀버스 운전수 김명수(41.감삼동)씨는 "평소 이 시간이면 셔틀버스 2대에 손님이 가득차고 길게 줄을 늘어서기도 하는데 오늘은 거의 빈차로 운행하고 있다"고 했다.
○…노조 파업 돌입 직후 비상체제로 전환된 지하철 배차 간격은 당초 발표됐던 것보다 더 벌어졌다. 8분 간격으로 운행키로 했지만 실제로는 더 벌어진 것.
이에대해 지하철공사 측은 "비상기관사 투입 첫날인 점을 고려해 오전 7시 이전 시간대는 10분 간격으로, 그 이후는 8분 간격으로 운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하철 파업을 모르는 시민들도 많았다. 월촌역에 도착한 이희정(21.대구가톨릭대 3)씨는 "파업한 줄 몰랐다"며 "버스를 타면 2시간 넘게 걸린다"며 걱정했다. 유경원(68.대구 대명11동)씨는 "파업한다는 얘기는 듣고 혹시나 싶어 왔다"며 "시민들이 지하철역으로 가는 것을 보고 따라 왔다"고 했다.
○…시민의 발이 묶이자 등.하교 학생들의 불편도 컸다.
6시 20분쯤에 상인역에 도착한 박원영(18.대구고 3년)군은 "50분까지 등교해야 한다"며 "지하철 사고때도 학생들이 불편을 겪었는데 파업으로 인해 등.하교에 지장을 받을 까봐 걱정된다"고 했다.
월촌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던 이희정(21.대구가톨릭대 3)씨는 "지하철 사고 이후 학교까지 가는 시간이 30분이나 길어졌다"며 "파업으로 등교시간이 더 길어질 것"이라고 했다.
○…동구 신기동 신기역에선 등교길 학생들이 지하철을 놓치는 일이 이어졌다. 송현정(18.대구정보관광고)양은 "보통 오전 7시33분에 지하철을 타는데 오늘은 배차간격이 늦어져 당황스럽다"고 했다. 오전 7시50분쯤 신기동 신기역에서 대곡행 열차를 기다리던 서민욱(18.중앙상고)군은 "평소보다 늦게 나온데다가 아슬아슬하게 열차를 놓쳐 지각하게 됐다"며 걱정했다.
○…대구 도심의 경우 전반적인 교통흐름에는 평소와 큰 차이가 없었다. 상시교통정체가 있는 본리.죽전.칠곡로 구간등 일부구간을 제외하고는 차량소통이 비교적 원활했다. 중앙로 구간도 평소처럼 오전 8시가 가까워지면서 버스와 승용차가 조금씩 늘어나 신호대기중에는 차들이 늘어섰지만 우려했던 시민들의 불편은 없었다.
박승업(26.침산동)씨는 "지하철 파업때문에 교통혼란을 우려해 평소보다 20분 빨리 버스를 탔지만, 차량소통이 원활해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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