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살무늬는 지역 유일의 디지털날염 전문 업체이다.
2001년 계명대학교 동서문화관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빗살무늬는 이제 겨우 만 2년을 넘긴 신생업체로 아직은 한해 매출액이 3억원 수준에 불과한 소기업이다.
그러나 정순식 빗살무늬 대표는 디지털 날염의 무한한 가능성을 확신하고 있다.
디지털 날염은 공정수를 3, 4단계 줄여 전통 날염으론 일주일 이상 걸리는 생산 공정을 단 하루로 줄일 수 있고 사진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섬세한 표현이 가능해 기존 방식으론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제품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
정 대표는 "단가가 야드당 1천원 내외인 전통 날염 업체들 경우 2천야드 정도는 생산해야 채산성을 유지할 수 있지만 야드당 4만원인 디지털 날염 제품들은 단 1야드라 하더라도 이윤을 남길 수 있다"며 "전체 매출액 보다는 얼마나 이윤을 남길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지역 예술·패션계는 일찌감치 빗살무늬의 가능성을 알아 봤다.
박남희 경북대 서양학과 교수, 이연희 계명대 섬유패션학과 교수 등은 개인 작품들을 선뜻 디자인 모델로 내놨고, 중견 패션디자이너인 김선자씨 경우 빗살무늬의 디지털 날염을 통해 패션 작품들을 제작하고 있다.
빗살무늬는 자체 디자인 개발이 불가능해 외주나 하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전통 날염업체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순수 예술작품들을 섬유에 접목시켜 제품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빗살무늬의 주요생산품은 실크 원단의 넥타이, 스카프, 손수건 등 소품류에서부터 원피스, 이너웨어, 스포츠웨어 등 의류용까지 매우 다양하다.
2002 한일 월드컵땐 20여가지 디자인의 공식 넥타이를 판매했고 안동 하회별신굿 놀이, 광주 비엔날레, 함평나비축제 등 지역 주요 행사마다 캐릭터 상품화 사업에 참가했다.
올해 열리는 유니버시아드 대회에도 6가지 디자인의 공식 넥타이를 선보일 계획이고 8월 경주 문화 엑스포에 대비해 고구려 사신도 중 청룡도를 모티브로 한 아트 넥타이를 개발했다.
빗살무늬는 다음달부턴 영남대지역협력센터(RRC)와 산·학 협력체제를 구축한다.
RRC가 디지털날염 장비를 지원하면 빗살무늬는 생산 및 영업 활동을 전담하기로 한 것. 정순식 대표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이면 지금까지 투자금 3억여원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 대표는 "소재 원단을 실크 중심에서 고기능성 폴리에스테르 등으로 다변화해 올해부터 해외 수출을 본격화할 예정"이라며 "전통 날염 업체들은 중국의 저가공세와 공급과잉 현상에 따라 10년전 60~70개에서 지금은 20개 이하로 줄어든 실정으로 변화와 투자없이 세계 경기 회복만 기다리는 업체들은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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