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에 관중이 몰리고 있다.
대구구장은 21일 선두 인천SK와의 경기에 올 시즌 네번째 만원 관중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수천명의 관중들이 입장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고 이승엽의 300호 홈런이 터진 22일 경기에는 5천원 입장권이 1만5천원에 암거래되는 등 이틀 연속 만원 성황을 이뤘다.
21일에는 82년 프로야구가 시작한 이후 7천만 관중이 입장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다 이승엽(26.대구삼성)의 세계 최연소 300홈런 기록 도전이 본격화 된 이후 나타난 현상이다.
대구구장뿐 아니라 이승엽이 경기에 나서는 다른 구장에도 관중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슈퍼 스타의 뛰어난 활약이 관중들을 불러 모으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흥행 대상으로서 국내 프로야구의 현실을 되짚어볼 측면도 있다.
'이승엽 효과'가 일기 전 대구구장에는 4천~6천여명의 관중이 야구장을 찾아 삼성구단직원들을 한숨짓게 했다.
그나마 대구구장은 올 시즌 성적이 좋은 인천SK의 문학구장과 함께 지난해에 비해 관중이 늘어난 구장이었으나 1만2천명 수용의 미니 구장에 절반밖에 채우지를 못했으니 답답한 노릇이었다.
이는 관중이 야구를 즐기려면 야구가 재미있어야 하나 국내 프로야구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승패에 얽매여 감독들이 투수를 지나치게 자주 바꾸고 선수들의 경기력과 경기 운영도 늘어지기 일쑤여서 안 그래도 정(靜)적인 스포츠인 야구가 외면받아왔다.
관람료가 비슷한 영화관, 인터넷 게임 등 야구보다 즐기는 재미가 뛰어난 여가 대상이 많아진 현실에서 야구가 현실에 안주한다면 프로 스포츠로서 미래가 밝다고 할 수 없다.
한.일 월드컵축구 여파 등으로 관중이 줄어든 지난해 프로야구의 한경기 평균 시간은 3시간8분. 2시간30분에서 2시간 50분 사이에 한 경기를 끝내야 관중들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야구를 즐길 수 있으나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에도 한 경기를 마치는 데 3시간을 넘기기 일쑤여서 관중들이 외면하고 있다.
투수들이 제구력을 향상시켜 볼넷을 줄이고 마운드와 타석에서 불필요한 동작을 없애 경기를 빨리 진행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감독들도 승패 못지않게 야구를 재미있게 운영해 관중들이 찾아오도록 만들어야 한다.
국내 양대 스포츠인 프로축구 감독들이 공격적인 축구, 재미있는 경기를 강조하는 데 비해 야구 감독들은 이러한 의지를 나타내지 않아 관중을 위한 팬서비스 정신을 지니고 있는지 의문이다.
쾌적한 관람 조건을 갖춘 전용구장의 건설 등 중장기적인 과제 못지 않게 경기를 박진감있고 재미있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300호 홈런 기록이 달성돼 '이승엽 효과'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관중들이 야구장을 많이 찾게 하는 길은 야구를 늘어지지 않고 재미있게 하는 것이다.
이번주 대구삼성은 이승엽의 달아오른 홈런포와 지난 주 4승2패의 상승세를 앞세워 주중 부산롯데와 홈 3연전, 주말 수원현대와 원정 3연전에 나서며 1게임 앞서고 있는 인천SK를 제치고 선두 탈환을 노린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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