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U대회 개막 D-51=(1)도시 이미지 높이기

불경기와 지하철참사 등으로 시민사회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은 가운데도 대구U대회 개막일이 불과 5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U대회의 주최 목적이 이벤트 자체의 성공적인 개최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한다면, 행사를 주도하는 대구시는 물론 시민들이 일부러라도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에 이른 것. 각 분야의 준비가 어떻게 돼 가고 있는지 점검해 보자.

◇대구 마케팅의 기회

관계자들은 U대회가 스포츠행사로서 의의가 낮다거나 상업성이 적다거나 하는 대회 자체의 한계성만 강조돼서는 안된다고 환기했다.

작년에 열렸던 월드컵 축구대회와 같은 수준의 세계인의 관심 유인력을 갖기를 기대해서도 안된다는 것이다.

U대회는 승부를 중심으로 한 경기 대회라기보다는 세계 대학생들의 축제로서의 성격이 더 강한 만남과 우정의 잔치마당이라고도 했다.

그런데도 대구가 U대회 유치에 그렇게 공을 들였던 이유는 이를 대구라는 도시의 국제화 전기로 삼으려 한 데 있었다.

세계 속에 대구를 알리고 대회를 기회로 대구가 국제화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자는 것. 또 시민들의 마인드도 '우리끼리 살던 갇힌 도시인'에서 '세계를 무대로 사는 시민'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취지는 이 대회를 유치하려 애썼던 문희갑 전 시장의 설명들에서 여러차례 강조된 바 있다.

실제로 대구시의 기본 구상은 대구를 국제적인 도시로 도약시키는 계기로 이를 활용하겠다는 것이고, U대회는 대구가 주최하는 사상 최대의 국제행사이다.

대구공항 항공노선의 국제화도 그런 큰 밑그림 중의 하나였다.

때문에 이번 U대회의 주력은 이벤트 자체의 성공 못잖게 도시 마케팅에 두어지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고 관계자들은 강조했다.

도시의 이미지를 높여 세계로 발전해 갈 장기적인 인프라를 구축하고, 더불어 도시민들의 마인드를 국제화시켜 세계 속의 도시인으로 살 수 있도록 리모델링하는 계기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

단기적으로는 대구가 겪고 있는 지역산업 침체를 극복할 활력을 얻고 관광·문화 및 서비스산업의 발전을 촉발할 계기로 중시돼야 하며, 지하철 참사로 우울해 하는 시민들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전기가 될 수 있게 모두 합심해야 한다고 했다.

◇관광 환경 정비

도시 마케팅을 위해서는 여러가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은 찾아올 외국인이나 다른 지역 방문객을 편안하게 해 주는 것. 대구 체제 여건의 수준을 높이는 일이다.

그 중 한 과제인 관광 환경 개선과 관련해 대구시측은 "관광자원이 부족한 만큼 각종 체험·테마 관광에 승부를 걸 방침"이라고 했다.

그래서 U대회를 맞아 14개 관광코스를 새로 개발·정비해 운영키로 했고, 패션모델 체험, 한방 체험, 사찰 체험, 병영훈련 체험 등 8개의 체험코스, 전통·문화 테마, 쇼핑 테마 등 6개의 테마관광 코스를 마련했다.

시티투어 코스는 유니버시아드 선수촌까지 연장해 외국인 방문객들에게 대구를 알리는 기회로 활용할 계획. 팔공산권, 비슬산권, 도심권 등 3개 권역 5개 코스로 나눠 외국인을 대상으로 예약신청을 받아 운행하게 된다.

7월1일부터는 매주 토·일요일 안동권·경주권으로의 근교권 투어도 신설 운영키로 했다.

내외국인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근교권 투어는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며 요금은 1인당 50달러(6만원). 반응이 좋으면 코스를 늘려 경북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홍보에도 힘써, 지난 4월 전시컨벤션센터에서 '대구투어엑스포'를 개최했고 일본의 언론사·여행사 관계자 초청 펨투어를 실시했으며, 중국에 상설 대구관광 홍보관을 운영하고 있다.

관광 안내 기능을 강화해 관광안내소 2곳을 신설하고 기존 안내소를 확대하는 한편, 인력 보강을 위해 관광통역 안내원 50명과 문화유산 해설사 40명을 추가로 선발해 놓고 있다.

PDA 무선 관광안내기 150대를 공항·호텔 등 6개소에 비치해 8월부터 관광정보 제공에서 숙박 예약, 택시 콜, 119호출까지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U대회 기간을 전후한 8월14일부터 9월3일까지는 달구벌대종을 매일 저녁 8시에 타종, 또하나의 볼거리를 장만키로 했다.

◇대구의 새 이미지 '녹색 도시'

대구시는 대구가 가지고 있는 섬유도시 등 이미지에 '녹색도시'라는 이미지를 추가하려는 장기 비전을 실행해 가고 있다.

U대회를 계기로 푸른 대구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것.

이미 대내외적으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담장 허물기' 사업과 '도심 속 나무심기'(500만 그루) 사업을 통해 전국에서 가장 나무가 많이 심겨진 도시로 평가받는 등 '녹색도시'의 바탕을 갖췄다고 관계자는 말했다.

이번 대회와 관련해서는 대회 시설부터 환경친화적으로 바꾸기로 하고 개보수 작업 때 절수장치 설치, 환경 인증자재 사용, 재활용 가능 자재 사용, 유독성 물질 사용 억제 등을 실천했다.

대회 기간 중에도 1회용품 사용 자제, 쓰레기 분리수거를 통한 자원 재활용 등 친환경 전략을 실행할 예정이다.

외국인들에게 깨끗한 공기, 쾌적한 환경, 맑은 물 등의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세부계획도 세워 놓고 있다.

먼지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공사장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함은 물론 진공청소 차량과 살수 차량을 동원, 도로 먼지를 제거할 계획. 다이옥신 등 소각시설에서 나오는 대기오염 물질을 줄이기 위해 대회 기간 중에는 소각시설 가동을 중지토록 유도키로 했다.

주유소 유류는 야간에 반입토록 협조 요청해 휘발성유기화합물(VOC)로 인한 오존 발생을 최대한 억제할 예정이다.

이런 노력에 시민단체들도 적극 동참했다.

대구녹색소비자연대와 인라인동호회연합회는 작년부터 추진해 오던 인라인 대행진 행사를 확대 개최해 '무공해 교통수단'으로서의 인라인을 홍보키로 했다.

인라인 대행진은 4월부터 매달 열리고 있고 29일엔 영호남 인라인 대행진이 열리기도 했다.

7월27일엔 인라인 코리아 페스티벌, 대회기간 중인 8월24일에는 인라인 세계축제 등으로 행사를 더 키울 예정.

지난 27일 대구 전시컨벤션센터에서는 'U대회 환경친화적 개최를 위한 워크숍'이 열려,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고 쾌적한 대회 환경을 조성해 아름다운 대구·경북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각계의 주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기획의 종합성 강화해야

그러나 현재의 준비 상황에는 아쉬운 점이 적잖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회를 치러내는데 급급하다는 인상을 강하게 주고 있다는 것.

대구시의 실국별 계획은 새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보다는 기존 프로그램 보완·확대에 주력하는 수준에 그치고, 부서별 연계성도 부족해 보인다고 관계자들은 평했다.

관광·환경·문화·경제 분야가 어우러져 '대구'라는 하나의 그림을 그려낼 수 있어야 하지만 이를 총괄하는 부서의 부재로 제각각 뛰고 있다는 것이다.

성공적 도시 마케팅 사례로 평가받는 서울시의 월드컵 도시마케팅 경우 '역동성과 다양성'이라는 큰 틀 속에 서울의 이미지를 종합적으로 담아내고자 했다는 호평을 샀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2001년 시청 산하에 '도시마케팅 추진반'을 조직하고 6개 분야 70여개 사업으로 이뤄진 서울 도시마케팅 사업을 총괄 기획·추진토록 했었다.

도시마케팅은 문화·관광·교통·홍보·숙박·시민참여·환경·개발·국제협력 등 도시정책 전반에 걸친 포괄적인 전략. 전문가들은 다양한 관련 부서들이 서로 긴밀히 연계할 수 있는 전문 태스크포스팀 같은 조직시스템을 구축해야 성공적으로 도시 마케팅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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