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U대회 선수촌 공개-22개동 손님맞이 "준비 끝"

U대회 개막일을 꼭 10일 앞두고 대구 동변동 선수촌이 11일 국내외 보도진에게 공개됐다.

선수촌은 오는 14일 개촌되고 그 날부터는 선수들의 입촌이 시작될 예정. 몽골 선수단 등은 이미 입국해 입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인지 10일 찾아가 본 현장은 막바지 준비로 분주하기 그지 없었다.

모든 준비 완료 명령 시한이 바로 이날이라는 것. 그래서인지 이날엔 벌써 입구 검문 검색이 강화돼 통행증 없이는 출입 자체부터 불가능했다.

▨훈련 비행까지 멈춰 편안해질 숙소

아파트 22개동에 8천500여명의 선수·임원이 묵게 될 숙소의 선수단별 배정은 10일까지도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외국 선수들의 최종 엔트리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 숙소 생활용품 배치에도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였다.

10일 오전 11시쯤 기자가 안내된 곳은 104동 201호. 이 숙소는 11일 국내외 기자들에게 시범 공개하기 위해 모든 시설을 계획대로 완비해 놓고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주황색 실내화였다.

31평 크기의 아파트인 이 숙소는 6명이 함께 생활하도록 계획돼 있었고, 비치된 실내화도 여섯짝이었다.

방은 모두 3개, 그 외에 거실·주방이 있고 거실에 붙은 것과 큰 방에 부속된 것 등 화장실이 2개 있었다.

주방, 거실, 4평짜리 및 6평짜리 방 등의 바깥에는 서로 크기가 다른 4개의 발코니가 설치돼 있었다.

거실 발코니에는 길이가 1m쯤 되는 작은 화단까지 만들어져 있었다.

침대는 9평 방에 3개, 6평 방에 2개, 4평 방 1개씩 배치돼 있었다.

길이 210cm, 너비 110cm의 각 침대에는 옅은 하늘색 시트와 흰 베게가 놓여 있었다.

침대는 빌린 것. 선수촌 오인환 숙소부장은 "침대 개당 임대료가 7만원 가량 된다"고 전했다.

침대 바로 옆에는 개인별로 지급될 칫솔, 치약, 빗, 컵, 타월 3개 등이 놓여 있었으며 높이 2m 가량의 옷장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거실에는 원형 테이블과 의자 6개, 18평용 에어컨 등이 갖춰져 있었다.

원형 테이블 위에는 아름답게 만들어진 조화가 놓여 분위기를 한층 밝게 만들었다.

조화는 거실과 주방 등에 총 4개 비치돼 있었다.

이런 가운데 대회조직위는 대회가 끝난 뒤 이 아파트를 분양 받아 입주할 주인들을 생각해 바닥에 비닐을 깔고 문틀 모서리에도 플라스틱을 붙여 놓는 등 훼손되지 않게 마음을 많이 쓰고 있는 것 같았다.

채문호 상황 담당관은 "비행장이 가까워 그 소음만 없다면 모든 것이 완벽하다고 할 수 있다"며, 대회 기간에는 공군 훈련 비행마저 중단돼 숙박에 아주 편안할 것이라고 했다.

10일부터 상시 근무가 시작됐다는 자원봉사자 정예란(42·여·대구 침산동)씨도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는 데 큰 불편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실내가 좀 더 꾸며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추가 실내 장식은 바로 이들 자원봉사자들이 자발적으로 해 낼 예정이다.

▨벌써 하얗게 김 서린 식당

2단지 201~214동 지하 2천65평에 만들어진 선수촌 식당도 막바지 준비로 분주했다.

이미 사각 테이블 350개가 빈틈없이 놓여 있었고 각 테이블마다 6개씩의 의자가 배치돼 있었다.

식당 벽에는 그림이 걸렸을 뿐 아니라 벽을 따라 간격을 고르게 해 32개의 정수기가 놓여 있었다.

선수촌 권영록 급식 담당은 "최대 2천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규모"라고 전했다.

식사는 뷔페식으로 제공토록 계획돼, 주방쪽에 이슬람식과 동양식 라인이 배치됐고 맞은편 왼쪽으로 서양식 라인이 설치돼 있었다.

각 라인에는 찬 음식, 더운 음식, 과일, 수프 등이라 적힌 푯발이 붙어 있었다.

10일 한창 작업이 진행 중이던 곳은 떡, 쿠키, 빵, 잼 등을 올려 놓을 디저트 코너. 커다란 테이블에 색깔 있는 천을 물결무늬로 깔고 유리 상자에 담긴 한지 조각품을 중간에 올려놓는 장식 작업이었다.

작업을 하던 롯데호텔 이우형(34)씨는 "급식대 주변의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장식하고 있다"고 했다.

식당 홀 중간에는 소규모 공원까지 꾸며져 있었다.

한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물레방아, 금붕어가 노니는 연못, 소나무, 대나무 등이 분위기를 한층 부드럽게 했다.

롯데호텔 이경호(49) 디자인실장은 "부산 아시안게임 때도 식당에 추수하는 풍경, 시골 정경 등을 인형으로 꾸몄더니 호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더운 음식, 탕류, 국류, 면류 등을 요리하는 400여평의 메인 주방에서도 10일에 벌써 조리사와 자원봉사자들의 손놀림이 바빴다.

11일 선수촌 보도진 공개 때 시식회까지 갖도록 했다는 것. 갈비탕을 준비하던 이들은 탕에 넣을 야채를 기름에 볶고 있었다.

바로 옆에는 커다란 솥에서 고기가 끓여지고 있었다.

주방에는 허연 김이 앞이 안보일 정도로 서렸고 열기가 가득했다.

하얀 가운을 입은 자원봉사자 박성호(19·대구보건대 1년)군은 "정신없이 바쁘지만 재미 있다"며 이까지 하얗게 드러내고 웃었다.

▨레포츠센터엔 갖가지 시설

선수촌과 1km 가량 떨어진 서변동에 있었다.

그곳에는 선수용 수영장, 남녀 사우나, 웨이트 트레이닝장, 당구장, 탁구장 등이 갖춰졌으며, 대구시 도시개발공사가 시공은 물론 운영까지 맡았다.

부지 2천957㎡에 5층 건물. 하지만 10일엔 아직 자원봉사자들이 근무하지 않아 적막감이 돌았다.

지하에 자리 잡은 수영장은 25m짜리 6라인으로 꾸며졌고 조그만 유아용 풀장도 갖추고 있었다.

수영장 풀에는 소금을 넣어 바닷물과 똑같게 염분 처리됐다고 관계자가 전했다.

5층에 있는 200평의 웨이트 트레이닝장은 아직 장비를 완전히 구비하지 못하고 있었다.

인클라인 2대 등 8대 50여점만 들여져 왔고 러닝머신 등 24종 70여점은 앞으로 추가 구비될 예정이라고 했다.

그 바로 옆에는 탁구대 5개가 놓여 있었으나, U대회가 끝난 후 나이트댄스, 재즈댄스 등을 할 에어로빅장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관계자가 전했다.

그때문에 천장에는 갖가지 무대조명이 벌써부터 갖춰져 있었다.

3층에는 여자용, 4층에는 남자용 사우나가 200개 이상의 탈의장과 함께 마련됐다.

특히 여자 사우나 탈의실 일부는 찜질방으로 꾸며져 있었다.

타올·빗 등 용품은 자원봉사자가 근무를 시작하는 11일부터 비치될 예정이라고 했다.

선수촌 설성덕 편익시설 담당은 "45인승 버스가 20분 간격으로 선수촌과의 사이를 왕복 운행할 것"이라고 했고, 대구도시개발공사 이성덕 레포츠센터 준비담당은 "선수들이 이용한 뒤 대회가 끝나면 10월쯤 시민들을 대상으로 문을 열 것"이라고 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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