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감정 이렇게 풀자-알자스주 자치국장 스투시

"프랑스는 유럽 어느 나라보다 중앙집권이 가장 일찍 발달한 나라입니다.

강력한 교황권에 대항하기 위해 절대왕권을 강화한 탓이죠. 그러다보니 독특한 지방 색채를 살린다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알자스의 갈등도 여기서 비롯됐죠".

알자스주 자치행정국장인 삐에르 스투시(Pierre Stussi)씨는 갈등에는 뿌리깊은 역사적·지리적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자스는 보제산맥으로 가로막혀 프랑스 타지역과의 교류가 원만하지 않은 대신 독일과는 라인강을 끼고 비교적 활발한 교류를 해 왔기 때문에 독일 색채가 많이 남아있습니다.

특히 중세에는 독립공화국이었고, 근대 독일의 연방제 속에서 짧게나마 자치권을 누려왔던 알자스인들에게 프랑스의 중앙집권은 못마땅할 수밖에 없죠. 때문에 알자스인은 다른 어느 지역보다 지방분권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선 1981년부터 지방자치가 시작됐다.

6년 임기의 선출직 자치단체장은 1986년부터 지방행정을 책임지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해서 22개로 이뤄진 주(레지옹 ; Regione)가 지방자치의 단위로 보기는 어렵다.

알자스나 부르따뉴처럼 독특한 색채를 띤 곳을 제외하고는 중앙정부에서 임의대로 지역을 묶어버렸을 뿐이다.

"중앙정부로부터 더 많은 권한을 가져오려는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알자스처럼 경제적인 자립이 가능한 곳은 그런 목소리가 크죠. 그러나 이것을 지역감정이라고 부를 수는 없습니다.

다른 지역보다 우리를 더 낫게 대접해달라고 요구하지 않습니다.

다만 고유한 전통과 문화, 의사결정권을 존중해 달라는 것이죠".

알자스에도 국수주의적 특성을 지닌 지역정당인 '알자스 다보어'가 있다.

지방의회에서 10% 남짓한 의석수를 차지하고 있다.

경기가 침체되면 지지율이 다소 높아진다고. 현재로선 농촌이나 빈곤층 사이에서 일부 인기를 얻고 있을 뿐이다.

"21세기 유럽통합 시대엔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살 수 있습니다.

프랑스 정부도 그 점을 알고 있죠. 적어도 알자스만큼은 지역갈등은 없습니다".

김수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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