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쭈꾸미점 운영 신춘식씨-쭈꾸미 칼국수맛 자랑 주민에 수천그릇 대접

구미시 인의동에서 2002년 12월 쭈꾸미 전문점 '변산 칼국수 쭈꾸미'를 창업한 신춘식(45)씨. 그는 지난해말부터 연일 신문 지상을 장식하고 있는 조류독감, 돼지콜레라, 광우병 등의 기사가 먼 나라 얘기같이 들린다고 했다.

신문에 한 번씩 가축 질병 기사가 '터질 때마다' 관련 식당들이 된서리를 맞는 것을 목격했지만 자신의 쭈꾸미는 갈수록 잘 팔리고 있다는 것.

개업 첫돌을 갓 넘긴 그의 가게는 월 평균 4천여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장사가 잘 되면서 프랜차이즈 지점이 되고 싶다는 문의도 잇따른다.

개업 초기 홍보가 안돼 잠시 고전했다.

개업 당시 5천500만원의 보증금에 월세 100만원을 주기로 했고 인테리어와 냉동시설 등을 합쳐 2억여원의 투자까지 했으니 개업초기 속이 안 탈 리 없었다.

"구미는 내륙이라 쭈꾸미가 손님들에게 익숙지 않았나 봐요. 쭈꾸미 칼국수를 무료로 내는 경품 전략을 썼죠. 부근 아파트 단지를 다니며 주부들을 초청, 쭈꾸미 칼국수를 대접했습니다.

아마 수천 그릇은 내놨을 겁니다.

개업 초기엔 출혈을 하더라도 제품을 알리는 것이 우선입니다.

작전은 성공이었습니다".

3개월여 만에 완전히 제자리를 잡았고 지금은 사계절을 통틀어 매출 기복이 없다.

쭈꾸미는 계절을 타지 않고 사시사철 구할 수 있는 데다 고객층도 남녀노소 구분하지 않고 다양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성수기를 꼽으면 알 밴 쭈꾸미가 들어오는 2월과 3월.

비교적 손님이 뜸한 점심시간에도 이 집은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쭈꾸미는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으로 살이 찌지 않는 탓에 이 시간대엔 여성들의 발길이

무엇보다 좋은 점은 각종 가축 및 어패류 질병의 예외 품목이라는 것.

"쭈꾸미 식당을 개업하기 전 호프집을 했었는데 크게 재미를 보지 못했어요. 새로운 창업 아이템을 구하려고 전국을 다니다 전라도 변산 부안 상설시장에서 쭈꾸미를 파는 것을 봤죠. 저거 하면 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생각은 역시 생각이었다.

쭈꾸미가 사업으로 쉽게 연결되진 않았다.

신선한 쭈꾸미를 구하는 것이 예상보다 어려웠기 때문이다.

"변산에서 6개월 간 먹고 자며 살았습니다.

그곳의 어부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무작정 반년 동안 어울렸죠. 그랬더니 그곳 사람들이 마음을 열었습니다.

안정적인 원산지를 확보한 것이죠".

그는 사흘에 한번씩 변산으로 가 쭈꾸미를 가져온다.

신씨는 신선도가 음식의 생명이라고 했다

쭈꾸미를 가져오면 이틀까지는 회로 먹을 수 있다.

그 다음엔 삶거나 데쳐 내놓는다.

그의 가게를 찾는 손님들은 주저없이 신선함을 최고 장점으로 꼽는다.

그는 원산지를 확실히 뚫어놓은 덕분에 경매를 하는 것보다 kg당 4천원 이상 싸게 쭈꾸미를 들여온다.

제대로 된 원산지 확보는 '모방 가게'의 범람을 막을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것. 신씨는 향후 10년간은 후발업체의 '모방 공세'를 막을 자신이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9월엔 상표등록을 했고 인터넷 사이트도 개설했다.

50평짜리 식당이지만 전국을 상대로 장사해야한다고 신씨는 말했다.

"사흘에 한번씩 변산을 가려면 하루 꼬박 12시간 냉동탑차를 직접 운전해야합니다.

다녀오면 녹초가 됩니다.

그것뿐입니까. 매일 새벽 대구 매천시장까지 가 신선한 부식을 구해와야합니다.

식당 매출은 식당 주인의 노동량과 비례합니다".

신씨는 식당을 하면 요리 전문가가 되어야한다고 했다.

외국인 투자기업에서 과장까지 지냈던 신씨는 칼국수 숙성법과 면발 미는 방법을 직접 익혔고 요즘은 쭈꾸미 한방탕 등 메뉴개발까지 혼자 하고 있다.

054)473-5117.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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