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공시설 이용 문화시민 답게

쪼들리는 살림살이를 이겨내려면 아껴 써 절약하거나, 돈을 더 버는 길밖에 없다.

돈을 더 버는 능력이나 방법이 없다면 있는 것이나마 아껴 쓰는 것이 최선의 길이다.

그런 점에서 만성 재정적자에 허덕이는 대구시 시민들의 공공시설물 이용 행태는 심히 유감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본지의 보도에 따르면 국채보상공원, 경상감영공원, 청소년공원(구 중앙초등학교) 대구 도심 3개 시민공원의 벤치, 가로등, 화장실 변기 등을 함부로 파손하거나 훼손하는 바람에 멀쩡한 것이 드물 뿐 아니라 보수비용도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것이다.

지난 7개월동안 3개 공원의 시설물 보수비용만도 2천만원이 넘는다니 시내에 산재한 전화부스나 체육공원의 시설물까지 모두 포함한다면, 대구시나 여타 기관의 전체 연간 보수비용은 엄청날 것이다.

이같은 행태는 시민들이 자기의 돈을 스스로 낭비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공공시설 보수비용은 모두 시민이 낸 세금이나 기관의 경비로 충당되기 때문이다.

공공시설물 보수비용으로 대구시나 여타 기관의 재정을 축내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더 큰 문제는 이용자들의 불편이다.

도심 공원이나 체육공원은 하루일과에 지친 시민들이 휴식이나 활력을 되찾기 위해 찾는 곳이다.

그런 곳이 이용자들에게 쾌적한 장소가 되지 못하고 불편과 불쾌감을 준다면 무용지물이나 다름이 없을 것이다.

참다못한 공원측에서는 앞으로 시설물 파손 시민들을 적발해 사법당국에 고발하고 변상조치 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런 불상사가 빚어지기 전에 시민들이 먼저 스스로 공공시설물을 아끼고 가꾸어야 한다.

시민공원의 부서진 벤치, 깨어진 가로등, 휴지로 막힌 화장실, 작동 안되는 공중전화, 망가진 철봉대…. 이런 모습을 보이면서 '국제도시화'를 아무리 외쳐봐도 소용이 없을 것이다.

우리는 유니버시아드대회도 성공적으로 치러낸 시민이 아닌가. 선진문화의식은 우리 주변의 자그마한 일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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