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칠레 FTA'-가전.휴대폰 특수 기대

▲전자=16일 한.칠레 FTA(자유무역협정)가 국회비준을 통과할 경우 가장 큰 혜택을 받는 곳 중의 하나가 구미공단이다.

구미공단의 주력품목인 휴대전화와 가전제품 등이 관세장벽 철폐로 칠레를 비롯한 중남미 시장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추가로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초 이미 현지지사를 현지법인으로 승격시켜 FTA 특수에 대비하고 있고, 대우일렉트로닉스 역시 올해 1월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 현지법인을 세웠다.

김종대 구미상의 조사진흥팀장은 "한.칠레 FTA 국회비준안이 통과되면, 지난해 칠레에만 2천만 달러 어치를 수출한 휴대전화가 가장 큰 혜택을 누릴 것 같고, 다른 가전제품 분야도 상당한 수출증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휴대전화와 가전 등의 분야에서는 올해안에 대 칠레 수출액이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그러나 한.칠레 FTA 비준이 자꾸 늦춰지는 바람에 다른 경쟁국들에게 시장의 상당부분을 빼앗긴 만큼, 기대한 실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들의 분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섬유=지역 섬유업계는 다소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해 1~11월까지 11개월간 대구의 대 칠레 수출액은 939만2천 달러로 이 중 섬유제품(75.7%) 비율이 가장 높긴 하지만 이 지역 섬유시장이 워낙 저가시장이라 수출신장 효과는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대구에서 칠레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주)성안 백정현 이사는 "칠레 수출은 교역량이 적은데다 갈수록 경쟁력을 잃고 있다"며 "저가 직물이 우세한 현지 특성상 중국에 시장을 뺏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대구.경북 견직물조합에 따르면 실제 이 지역 수출량은 중국과의 가격 경쟁력에서 크게 뒤져 월 60~80%씩 교역량이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ㄷ텍스 한 관계자는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긍정적 효과도 적잖을 것으로 본다"며 "무역규모가 제법 큰 멕시코와 최근 봉제기지로 뜨고 있는 과테말라 시장 등과의 연계를 통해 점차 수출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자동차부품.기계=자동차 부품업체들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 현재 칠레에 대한 직수출은 없지만 완성차 수출의 증대로 반사이익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립산업 김희진 이사는 "지역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칠레에 직수출은 하지 않지만 완성차 수출이 늘어나면 자동적으로 부품업체들의 이익도 늘어나게 된다"고 했다.

그러나 부품업계는 국회비준 지연으로 이미 칠레 내 한국차 시장이 상당 부분 다른 나라 업체에 잠식된 만큼 얼마나 빠른 속도로 시장지배력을 회복하느냐가 FTA성공의 열쇠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대구.경북기계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지역 기계제조업체들도 소규모지만 칠레에 수출을 하고 있어 FTA가 체결되면 향후 기계공업 전반에 호경기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장충길 기계조합 이사는 "적은 양이라 수치를 말하기 어려울 정도지만 지역 기계업체들도 종합상사를 통해 칠레에 수출을 하고 있다"며 "어쨌든 FTA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우.석민.이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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