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화클릭-신세대 새 문화코드 '우리역사'

우리 역사에 대한 젊은이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높아지는 등 '우리 역사'가 신세대 문화코드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6.25, 냉전 등 어두웠던 현대사를 다룬 영화들이 젊은층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친일인명사전 편찬 기금 모금, 고구려사 지키기 서명운동에 신세대들이 대거 참여해 목표치를 훨씬 초과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신세대들의 이같은 우리 역사 '열풍' 현상에 대해 "우리 것 알기 차원에서 고무적이다" "자칫 편중된 역사인식을 지닐 수 있다"는 등 반응도 엇갈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대사를 다룬 영화에 열광=최근 영화 '실미도'가 관객 1천만명을 동원한데 이어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는 개봉 21일만에 관객 7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한국 영화사를 다시 쓰고 있다.

북파공작원들의 실화를 담아낸 '실미도'의 흥행요인에 대해 영화인들은 "왜곡되고 은폐된 현대사의 진실을 알고자 하는 젊은이들의 욕구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또 '태극기~'에 대해서는 "반공이념이 녹아든 기존 한국전쟁 영화와 달리 전쟁 속에서 피어난 형제간의 사랑, 나아가 참혹한 전쟁 자체에 대한 반대 정서가 신세대들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태극기~'를 본 고교생 김모(18)군은 "단순한 사건으로만 여겼던 6.25 전쟁이 얼마나 참혹했는지를 영화를 통해 실감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대구 롯데시네마 황문수 관장은 "'태극기 휘날리며' 관객 가운데 10, 20대가 70~80%에 이를 정도로 신세대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영 네티즌의 힘'=지난 달 8일부터 시작된 친일인명사전 편찬 기금 모금 운동에 젊은 네티즌들이 대거 참여, 지난 26일 현재 7억2천여만원이 모였다.

광복절인 8월 15일까지 5억원을 모금키로 했던 당초 목표치를 크게 넘어섰다.

지난 해 말 국회가 친일인명사전 편찬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하자 한 네티즌이 인터넷을 통해 성금을 모으자고 제안한 것이 시초가 된 이 운동은 신세대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우리역사 바로알기 시민연대가 지난 1월 27일부터 20일간 진행했던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저지와 민족의 주체성 확립을 위한 100만 국민서명운동'에도 123만여명이 참여했다.

우대석 사무국장은 "초등학생부터 20대까지 신세대가 전체 참여자의 60% 정도를 차지했다"며 "우리 역사에 무관심하거나 역사를 고리타분한 것으로 여겼던 젊은층의 참여 열기에 크게 놀랐다"고 털어놨다.

탤런트 이승연씨의 위안부 누드 파문, 일본 수상의 독도 관련 망언 파문에도 영 네티즌들이 적극적인 반대의견을 표출,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체계적인 역사 교육 뒤따라야"=역사평론가 이덕일씨는 "젊은층에서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일견 고무적이고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체계적인 역사교육이 안된 상태에서의 '열풍'은 자칫 일회성에 그치거나, 역사인식자체가 편중될 우려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우리 역사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신세대들에게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줘야 우리 역사에 대한 그들의 열풍을 긍정적으로 발전.승화시킬 수 있다"고 주문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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