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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함께하는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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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한 불빛 아래, 다시 연필을 깎는다

사각사각, 나뭇결이

밤 저 켠으로 밀려나는 소리

내 의식 한 중심이 환하게 다가온다.

두터워진 비릿한 살 걷어내고

뼈처럼 깎여진 곧은 연필로

저 극점 한 방울 피를 찍어

쓰리라

나의 시를.

서숙희 '다시 연필을 깎으며'

시를 쓴다는 건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다는 말이다.

사람들은 그저 앞으로 나아가기에 바빠 주위를 돌아볼 줄 모른다.

다른 사람들보다 앞서가기 위해 밤잠을 자지 않고 심지어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에 무심하여 상처를 주면서까지 달려가고만 있다.

그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시는 그런 사람에게 주위에 있는 것, 가까이 있는 것의 소중함을 말해주는 목소리이다.

진정으로 소중한 것을 알려주는 것이 곧 '시'라는 말이다.

서정윤(시인.영신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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