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은 '반딧불터', 과학관은 '슬기터', 구내식당은 '군침돌기.'
대구교육대 한글 동아리인 '한말글' 회원들.
이들은 한자로 된 학교 건물명을 한글로 바꾸는 '독특한 운동'을 펴고 있다.
동아리 회장인 장인탁(21)씨는 "지난해 한글날에 순 우리말로 된 푯말을 교내 건물마다 세워놓았는데 학생들의 호응이 상당했다"며 "자주 접하고 사용해야 한글을 지킬 수 있다는 취지에서 한글 이름 짓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동아리의 이름인 '한말글'은 '우리의 말과 글'이란 뜻.
회원들은 평소에도 스터디를 '배움방', 개강총회는 '여는 모임' 등으로 바꿔 부르고 있는데 교내 건물마다 한글 이름을 만들어 학교 측에 개명을 요청할 계획이다.
50여명의 예비 교사가 회원인 한말글 동아리의 한글 사랑은 이 외에도 다양하다.
한글날을 앞두고는 올바른 한글 사용법과 아름다운 우리말 사례 등을 담은 전단지와 책갈피 끼우개를 나눠주는 행사를 매년 갖고 있으며, 회원 모두가 재미난 한글 이름을 갖고 있다.
순 우리말, 바른 한글 표현에 익숙해지자는 의미에서 ㄱ, ㄴ, ㄷ... 순으로 선배들이 만든 '한글 족보'에 따라 지난 23년간 동아리를 거쳐간 회원 모두가 한글 예명을 갖고 있는 것.
ㅇ번째인 21기는 '예한결' '아랑' '은가람', ㅈ 번째인 22기는 '정겨운', '정아라니', ㅊ 번째인 23기는 '찬울' '초아' 등으로 부르는 식이다.
장씨는 "처음에는 생소했지만 '정다울'이란 예명이 이젠 더 익숙해졌다"며 "순 한글로 된 이름을 불러보면 입안에 향기가 도는 듯한 아름다움이 있다"고 흐뭇해했다.
어린이날 행사장에서는 아이들에게 순 우리말 이름을 붙여주고 있다.
"여자아이들은 별, 빛 등의 귀엽고 아름다운 느낌이 묻어나는 이름을, 남자아이들은 강하고 힘찬 기운이 묻어나는 이름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본명이 순 우리말인 이아름(21·여·국어과)씨는 부모들이 아이 손을 끌고 찾아올 정도로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요즘 10대와 20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언어 파괴나 이모티콘, 통신체 언어도 시대상을 반영하는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보다 앞서 우리네 정서의 근본이 되는 우리말, 한글에 대해 바로 알고 친해져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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