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어 터지고 있는 박정희 전대통령 관련문건 공개가 딸인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를 심란하게 하고 있다. 법원의 문건공개 결정으로 한일협정 비사와 문세광 사건기록이 잇따라 공개되고 있지만 문건 공개를 자신과 연관시키는 시각이 당내외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21일 모친인 육영수 여사 송덕비를 찾는 발걸음이 가벼워 보이지 않았다. 박 대표는 이날 김진명 대한노인회 부회장 등의 안내로 노인회건물 옆에 세워진 '고(故) 육영수 여사 경로 송덕비'를 찾아 묵념하며 감회에 젖었다.
실제로 문세광 사건관련 기록이 공개된 후 박 대표가 한 발언은 당내에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 20일 당 회의에서 이문제가 불거져 나오자 "박근혜가 누구의 딸인지 잊어달라. 나를 염두에 두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전대통령 관련 문건 공개와 자신을 연관시키는 시각 때문에 당이 자유롭지 못한데 대한 부담덜기 차원의 발언이기는 하지만 듣기에 따라서는 박 대표가 실수(?)한 것으로 비쳐질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의 한 중진은 "박 대표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박 전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할지 먼저 생각했어야 한다"면서 "박 대표 발언은 적절치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아버지 박 전대통령 시대에 일어났던 일에 대해 정면돌파를 못하고 스스로 부담스러워 하면서 당의 주요 지지층을 등돌리게 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은 "당에서 박 대표가 '박정희의 딸'이라는 점때문에 소극적으로 대응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때문에 원칙을 강조한 발언일 뿐"이라며 "인륜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홀로서기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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