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비행기 면허, 자동차 보다 쉬워요"

"이젠 경비행기 시대입니다. 면허 취득도 자동차보다 훨씬 더 쉽습니다."

대구·경북 유일의 초경량 항공기 전문교육장인 칠곡군 석적면 에어랜드항공. 요란한 엔진소리와 함께 먼지바람을 일으키며 앙증맞은 비행기가 거침없이 하늘로 솟아오른다.

요즘 이곳엔 매서운 겨울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조종면허를 따려는 사람들로 항상 북적거린다. 초보자들도 교관과 함께 2인 체험비행에 나설 수 있다. 창공을 날아올라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짜릿한 비행경험은 곧 나도 비행기를 조종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바뀐다.

낙동강변에 자리 잡은 에어랜드항공은 제방 옆에 2천여 평의 자연활주로를 만들어 작년 8월 초 문을 열었다. 주변에 고층건물은 물론 전봇대조차 없어 비행교육장으로서는 천혜의 조건을 갖췄다.

이곳엔 자이로플레인(Gyroplane) 종류의 '담비' 등 초경량 비행기 10여 대가 언제나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교관은 국내에서 유일한 자이로플레인 시험관인 이준호(44)씨를 비롯한 4명.

김영호(39) 대표는 "비행기가 작으면 더 위험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초경량 비행기가 더욱 안전하다"고 강조한다. 비행 도중 엔진이 꺼져도 보조엔진을 사용할 수 있고 행글라이더처럼 활공하여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다는 것.

초경량 비행기는 엄연한 비행기이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순수 레포츠용으로 분류하고 있다. 비행자격은 남녀 구분없이 14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이론 10시간과 실기 20시간의 교육을 받은 뒤 교통안전공단에서 시행하는 필기·실기시험을 통과하면 조종사가 될 수 있다.

이준호 교관은 "비행실습을 거친 뒤 조종면허를 받지못한 사람이 아직 한 명도 없었다"고 귀띔했다.

소문이 나면서 요즘엔 구미·대구지역의 동호인들은 물론 경남지역에서도 비행교육을 받으러 온다. 여성 동호인들도 늘고 있으며 고소공포증이 있어도 전문교육을 받으면 쉽게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비행은 고도 500피트(150m)까지 가능한데 1회 비행은 40∼50분 정도 걸린다. 자격증을 취득할 때까지의 교육비는 290여만 원 정도. 비행교육은 프로펠러가 있는 회전익과 날개 달린 고정익으로 구분, 자신이 선택할 수 있다.

비행경력이 15년이 넘는다는 이두원(49) 비행단장은 "누구나 쉽게 자격증을 딸 수 있어 특히 고교생들과 대학생들 사이에 경비행기 붐이 일고 있다"며 "올해부터는 낙동강 오염·산불 감시 예방활동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의 김영호 대표(016-502-2676). 칠곡·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

사진:칠곡 에어랜드 비행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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