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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소송제 유예, 경제 개혁 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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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을 빚어온 과거 분식회계에 대한 증권 집단소송제 적용 시기가 2007년 1월로 미뤄졌다.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소위는 21일 기업의 허위 공시행위가 과거 분식을 반영하거나 해소하는 내용인 경우 2년 간 집단소송법의 적용을 배제하도록 하는 증권집단소송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법사위 전체회의와 본회의를 거쳐야 하나 통과가 거의 확실시된다. 법 시행 두 달 만에 재계의 로비에 밀려 또다시 연기된 것이다.

증권집단소송법은 지난해 초 통과됐으나 1년간 실시가 유예됐었다. 과거 분식을 정리할 시간을 이미 준 것이다. 여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지난해 말 법을 개정하자는 당정 간 합의에도 불구하고 과거 분식과 현재 분식의 구분이 어렵다는 이유로 개정안 처리를 무산시킨 바 있다. 그런데도 경기 회복에 발목 잡힌 정부와 여당이 재계의 요구를 수용, 다시 시행 시기를 미뤄 준 것은 재벌과 시장 개혁을 포기한다는 선언과 다름 없다. 이런 식이라면 재계는 2년 뒤 또다시 법을 개정해 달라고 요구할 게 뻔하다.

과거 분식에 대해 집단소송을 유예해 줄 경우 이익 조작을 통한 주가 조작이 가능하고 신규 분식을 과거 분식으로 둔갑시킬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도 과거 분식과 신규 분식을 이론적으로는 구분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새로운 분식을 하다가 적발되더라도 과거 분식을 정리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주장할 경우 진위를 가리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출자 총액 제한제의 후퇴에 이어 집단소송제 실시마저 연기돼 노무현 정부의 경제 개혁 정책은 물 건너갔다고 볼 수 있다.

시장은 투명해야 한다. 불투명한 시장에서 정상적인 상거래가 이뤄지기는 어렵다. 집단소송제 실시 유예에 대해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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