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름 센터가 온갖 범죄의 온상이 되다시피 하고 있다. 처음 이게 생긴 건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들의 민원서류 등을 대신 발급해 주고 일정한 수수료를 받는 '틈새 직종'으로, 각광을 받아 왔고 애용자들도 많아졌다. 그러나 허가에서 신고제로 바뀐 후 행정 당국의 '감시 무풍지대'에서 난립, 일부에선 남의 비리를 캐내 주는 대가로 돈을 받아 챙기는 범죄 집단으로 전락해 버렸다.
실례로 지난번 서울의 가출 유부녀가 처녀 행세를 하며 연하의 동거남과 결혼한 후 필요했던 '아이'를 유괴해 줄 것을 바로 심부름 센터 직원들에게 부탁, 희대의 '청부 살인'을 낳게 했다. 이에 충격을 받은 검찰이 심부름 센터의 비리 수사에 들어가 그 죄상이 속속 드러나면서 '돈만 주면 못하는 일이 없는' 복마전임이 확인되고 있다. 대구지검에서 밝혀 낸 민주당 이정일 의원 측의 총선 당시 상대 후보 도청(盜聽)사건도 심부름 센터 비리 추적 과정에서 드러났다. 이번엔 전남 나주경찰이 보험금을 노린 30대 아내가 심부름 센터에 의뢰해 40대 남편을 청부 살해한 사실까지 밝혀냈다. 이쯤 되면 심부름 센터에 대한 문제를 정부 차원에서 근원적으로 재고해 봐야 한다. 처음 허가 취지와는 달리 반인륜 범죄 집단화하는 걸 더 이상 방치한다는 건 직무 유기이자 범죄를 용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무인가 업소까지 합세, 수천 군데에서 전과자나 신용불량자 등 돈이 급한 범죄꾼들을 고용, 지금까지 무슨 범죄를 얼마나 저질렀는지 가늠조차 힘들 정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검'경은 계속 그 비리를 척결해야겠지만 정부도 행정 차원에서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 한다. 신고만 받고 방치한 일선 행정 당국의 잘못은 없는지도 점검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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