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질병이다.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성인병은 물론 여러 질환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비만의 위험성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비만 해결을 위한 운동, 식이요법, 약물요법, 각종 시술 등에 대해 저마다 한두 가지쯤은 알고 있을 것이다. 비만에 대한 보다 쉬운 이해와 배불리 먹으면서도 살이 찌지 않는 방법을 알아본다.
우리가 몸서리치는 지방은 무엇인가. 사람의 인체를 중고 자동차라고 가정해 보자. 이 자동차는 타이어 바람도 빠지고, 전조등의 불도 희미하고, 엔진 오일도 부족하고, 나사도 약간 풀린 상태이다. 자동차는 움직이기 위해서 가솔린이 필요하다. 이 중고 자동차는 그리 빨리 달리지도 않고, 늘 서있기 일쑤이다. 다른 것은 부족해도 자동차 연료통에 가솔린은 가득하다. 연료통은 가득 차 있는 상태이지만, 오일쇼크가 오리라는 불안감 때문에 귀한 가솔린을 깡통에 담아서 트렁크에 싣고 다닌다. 깡통이 하나둘씩 늘면서 차는 점점 무거워지고, 타이어바람은 더 빠지고, 엔진오일은 거의 바닥에 가까워진다.
이것이 비만이다. 이 자동차가 날씬해져서 잘 달리기 위해서는 어떤 조치가 필요할까. 먼저 너무 많은 양의 가솔린은 그만 받아야 한다. 차가 달리도록 해서 가솔린이 가득 찬 연료통을 비워서 트렁크에 보관된 가솔린도 소모시켜야 한다. 또 차를 잘 달리도록 하기 위해선 타이어 바람도 다시 넣고, 엔진오일도 채우고, 나사도 죄고, 전조등도 갈아야 한다. 그리고 오일쇼크가 올 것이란 불안감이 없어야 가솔린 깡통을 트렁크에 저장하려는 행동을 하지 않게 된다. 스트레스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걱정을 없애려면 적은 양이지만 규칙적인 에너지의 공급이 필요하다.
탄수화물의 양을 적게 한 규칙적인 식사가 중요하다. 이것이 비만 퇴치의 방법이다. 인체에 필요한 에너지원은 포도당이다. 즉 가솔린이 포도당이고, 깡통에 들어있는 가솔린은 바로 지방인 것이다. 우리는 포도당을 너무 많이 섭취한다.
탄수화물은 포도당이 되는 음식물이다. 우리가 주로 먹는 흰쌀밥, 흰 밀가루 음식, 그리고 설탕이 첨가 된 음식이나 음료수이다. 따라서 이런 탄수화물의 섭취를 줄여야 하며, 대신 단백질과 비타민과 미네랄을 보충시켜 줘야 한다.
그동안 우리가 살이 찐다고 겁을 먹었던 소고기, 돼지고기, 우유, 두부, 달걀, 치즈 등은 포도당이 될 수 없다. 즉 이런 음식들은 깡통에 담겨진 가솔린과 같이 지방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지방의 정체는 모양이 바뀐 포도당이다. 이제부터는 갈비 집에 가서 회식을 할 때도 고기는 실컷 먹어도 될 것이다. 단 고기를 거나하게 먹은 뒤 공기 밥을 먹지는 말아야 한다. 햄버거를 먹더라도 안에 있는 고기는 먹고 덮고 있는 밀가루 빵은 하나 쯤 없애고 먹어라.
■GI 다이어트
배불리 먹어도 살찌지 않는 식사법은 없을까. 우리 뇌에서는 생존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식욕'을 작동시킨다. 따라서 살 빼기 위해 무조건 적게 먹도록 식욕을 억제하고 싶지만 식욕이 한없이 눌러지는 것은 아니다. 하루 한 끼를 굶는 다이어트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지만 횟수가 늘어날수록 점점 힘들어진다.
GI(Glycemic Index) 다어어트는 굶지 않고 어느 정도 먹으면서도 살을 빼는 식사법이다. 갑작스런 당분의 흡수는 이를 세포 속으로 이동시키기 위한 인슐린의 분비 증가로 이어지고 증가된 인슐린은 당분을 지방으로 저장하게 한다. 또 당분이 혈액 속으로 빨리 흡수되면 소장 속에 남아있는 음식물이 줄어들어 천천히 흡수되는 음식에 비해 상대적인 허기감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당분이 서서히 흡수되면 될수록(낮은 GI 수치) 이러한 현상은 줄게 되며, 결국 같은 열량을 섭취하더라도 포만감을 느끼게 된다. 또 당분대사가 활발해 살이 덜 찌거나 오히려 살이 빠질 수도 있다. 이것이 GI 다이어트의 개념이다.
GI 수치가 높고 열량도 높은 음식으로는 곡류, 빵, 라면, 팥밥, 롤빵, 찹쌀, 바게트 빵 등이며 GI 수치가 낮은 음식에는 통밀 빵, 메밀국수, 호밀 빵 등이 있다. 야채류는 대체로 GI 수치가 낮으나 감자, 옥수수 등은 높다. 고구마, 은행, 목이버섯은 GI 수치가 낮으나 열량이 높다. 과일도 대체로 낮은 GI 수치를 보이지만 딸기잼, 말린 바나나, 복숭아 통조림 등은 높고 건포도, 말린 살구 등은 GI 수치는 낮지만 열량이 높다.
육류와 생선류는 GI 수치는 낮으나 열량이 높다. 특히 베이컨, 햄, 소시지, 소고기, 돼지고기, 오리고기, 양고기, 장어구이, 참치통조림, 고등어, 연어, 꽁치 등은 열량이 높다.
콩 및 견과류도 GI 수치는 낮으나 대체로 열량이 높다. 그러나 순두부, 두부, 두유 등은 열량도 낮다. 유제품은 GI 수치는 낮으나 대체로 열량이 높다. 그러나 크림치즈, 저지방우유, 탈지유 등은 열량도 낮다.
대부분의 설탕류와 과자류는 GI 수치와 열량이 모두 높다. 따라서 체중을 조절하려면 반드시 피해야 한다.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한 호주의 브랜드-밀러 박사팀의 연구에서도 비만한 연구 대상자들에게 저 열량 식사로 같은 열량을 섭취하게 한 결과 높은 GI 수치의 음식을 먹은 경우 보다 낮은 GI 수치 음식을 주로 먹은 사람들이 12주 후 체중이 3kg 이상 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서영성 동산의료원 비만클리닉 교수.이영주 S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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