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암, 허와 실...이것이 궁금하다

암은 '비정상적인 세포들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가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 같은 암은 기원전 400년경 히포크라테스 시절부터 존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은 운명적으로 찾아오는 것일까. 그렇진 않다. 암은 유전적인 요인이 있어도 환경, 식생활 등 암 유발을 촉발하는 인자가 방아쇠 역할을 할 때 결정적으로 발생한다. 결국 당뇨병, 고혈압 등 생활습관병과 같이 '내가 만든 질환'일 수 있다는 것이다.

대중매체, 인터넷 등을 통해 의학정보의 홍수 시대를 맞았지만 암에 대해 잘못된 상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암 환자나 가족들이 의사들에게 자주 묻는 내용들을 간추려 본다.

■상황버섯, 영지버섯이 암에 좋다는데

암에 좋다는 이른바 '항암버섯'을 먹어도 좋은지 묻는 환자들이 많다. 물론 이런 버섯들이 항암 작용을 한다는 보고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실험실에서 한 연구들이다. 어떤 약제가 항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실험 등 여러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 실험실에선 효과가 있었지만 임상연구에선 이를 증명하지 못한 약들이 부지기수다. 즉 이 같은 버섯류가 인체에서 명백히 항암효과가 있는지 여부가 증명된 것이 없으며, 적절한 용량이나 부작용에 관해 잘 알려져 있지도 않다. 특히 항암치료(약물복용) 중 버섯을 복용할 경우 어떤 상호 작용을 일으키는지에 대해 연구된 것이 없다.

■암에 칼(메스)을 대면 온몸에 퍼진다

암 수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암 조직을 만지지 않고 수술하는 것이다. 물론 암 조직을 메스로 베어내거나, 복강 내에서 암 조직이 파괴되는 경우엔 암세포가 퍼질 수 있다. 그러나 수술을 하는 외과 전문의들은 모두 원칙에 입각한 수술을 하고 있으므로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이 같은 위험을 줄이기 위해 암의 완전 절제가 불가능한 경우엔 수술 이외의 다른 치료법을 고려한다.

■암도 전염되나

대부분의 암은 전염되지 않는다. 그러나 암 중에서 특별히 바이러스 감염과 관련이 있는 암이 있다. 간암의 경우가 그렇다. 간암은 간염 바이러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지만 간염의 전염으로 상대방이 만성간염, 간경화로 이어져 간암을 유발할 수는 있지만 간암 자체가 전염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간암 환자 옆에서 간호한다고 해서 암이 옮지는 않는다.

■암은 유전되나

암 일부는 유전성인 경우가 있다. 대장암이나 유방암의 경우 가족 내에서 발생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특히 가족암증후군으로 리 푸라우메니증후군과 유방암에서 억제암 유전자의 변이로 인한 가족 암 발생에 대한 보고가 있다. 그러나 이는 극히 일부에서만 나타나는 것이며 대부분의 암은 유전과 관계가 없다. 그렇지만 가족 중에 암 환자가 있는 경우는 고 위험도에 해당되므로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항암제를 쓰면 왜 머리카락이 빠지나

탈모는 항암제 사용에 따른 흔한 부작용의 하나다. 항암제는 암 세포는 물론 정상적인 세포도 공격한다. 특히 머리카락이나 입 점막 등 성장이 빠른 곳에 집중 공격하는 성향이 있는데 이로 인해 탈모가 발생한다. 모든 항암제가 탈모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일부 항암제는 탈모를 거의 일으키지 않으며, 같은 항암제라도 개인에 따라 탈모 정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 대부분의 탈모는 치료가 끝난 후 회복된다.

■암 환자는 고기 먹으면 안 되나

항암 치료를 받는 동안 적절한 영양섭취가 중요하다. 극단적인 식이요법이 암의 재발이나 진행을 막는다고 할 순 없다. 이는 영양 불균형으로 치료에 따른 부작용만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 특히 수술 후 보조 항암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경우 치료 중 식욕이 떨어져 영양공급이 제대로 안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육식과 지방질의 섭취를 제한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수술 후 장어와 보신탕이 좋다는데

수술을 받은 경우엔 수술 부위와 정도에 따라 신체는 스트레스를 느끼며, 이에 대응하는 물질대사를 일으킨다. 대개의 경우엔 단백질이 소모되는 대사가 일어나므로 수술 후 단백질 부족을 해소해 주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단백질의 공급원이 꼭 특정한 식품일 필요는 없다. 다만 항암제를 복용하는 상태에서 한약재가 들어간 식품들은 삼가는 것이 좋다. 항암제와 한약재의 상호 작용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이경희 영남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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