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도 조세형' 치과 의사집 털다 덜미

1970, 1980년대 부유층과 권력층을 상대로 절도행각을 벌여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대도(大盜)' 조세형(67)이 25일 또다시 남의 집 담을 넘다 경찰에 붙잡혔다.

일본 도쿄 시부야의 가정집에 침입해 금품을 훔치다 붙잡혀 징역 3년 6월을 받고 복역하다 귀국한 지 1년 만이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25일 빈집에 들어가 금품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조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24일 오후 8시 15분께 서울 마포구 서교동 치과의사 정모(63)씨의 3층 단독주택에 몰래 들어가 손목시계 6개 등 165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는 담을 넘은 뒤 30㎝ 길이의 드라이버로 화장실 창문을 뜯고 안방에 침입했다.

그러나 화장실 방범창에 설치된 경비업체의 전자 감지기가 작동하면서 경비업체 직원과 경찰이 출동했고 조씨는 드라이버를 휘두르며 100m가량 달아나다 뒤쫓던 경찰이 쏜 공포탄에 놀라 넘어져 결국 덜미를 잡혔다.

1970, 1980년대 고관대작의 집을 털어 '대도'라는 별명을 얻은 조씨는 15년간 수형생활을 하다 1998년 11월 풀려난 뒤 신앙 생활에 관심을 돌리는 듯했으나 2001년 일본에서 절도 사실이 드러나면서 3년여 간 복역했다.

경찰은 당초 조씨를 체포한 뒤 신분을 확인하지 못했으나 이날 오전 지문감식을 통해 신분조회를 한 결과 범인이 조씨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씨는 검거된 직후 "나는 조세형이 아니라 48세 노숙자 '박성규'"라면서 "노점상 장사 밑천을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시도했다"고 주장하다가 오후 늦게 본인이 조세형임을 시인하고 범행 경위를 자백했다.

조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부인은 돈을 벌지만 자신은 이렇다 할 직장도 없어 돈을 타 쓰는 게 창피했고, 일본으로 건너갈 계획을 갖고 있는데 자금 3천만 원이 필요해 자금 마련차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조씨가 일본에서 귀국한 뒤 지난 1년간의 행적과 여죄 등을 추궁하고 있다.(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