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정부의 의뢰로 유엔 관리들에게 불법로비를 벌인 혐의로 미국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한국인 박동선씨와 교분이 있음을 시인했던 모리스 스트롱 유엔 대북특사가 업무를 정지했다고 유엔이 20일 밝혔다.
스테파네 두야리치 유엔 대변인은 기자 브리핑에서 "스트롱 특사는 박씨와의 관계가 명확히 정리될 때까지 북한 관련 업무를 미룰 것이라고 말했고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도 그가 당분간 업무에서 물러나 있는 것이 옳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두야리치 대변인은 또 아난 총장은 개인적 이득과 공적인 책임이 충돌하는 사태를 막기 위한 유엔 관리의 재산실태 공개 의무를 스트롱 특사와 같은 임시직 요원에게는 적용하지 않고 있는 현재의 정책을 재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두야리치 대변인은 스트롱 특사가 유엔 '석유-식량 프로그램'을 둘러싼 비리의혹 규명을 위해 결성된 독립적 조사위원회로부터 자신이 이 프로그램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관해 조사를 받고 있음을 유엔에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폴 볼커 전(前)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이끄는 이 조사위원회는 스트롱 특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는지 여부는 논평하지 않고 있으나 성명을 통해 그가 "조사에 응할 태세를 갖추고 있음"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마크 맬로크 브라운 유엔 사무총장 비서실장은 스트롱 특사는 박씨의 로비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과 접촉하지도 않았고 어떤 혐의도 받고 있지 않지만 스스로 대북 특사의 업무를 중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맬로크 브라운 실장은 "이 문제를 둘러싼 논란을 감안할 때 스트롱 특사의 행동은 절대적으로 옳다고 생각하며 우리는 이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캐나다 기업인 출신인 스트롱 특사는 앞서 박씨와 교분은 있지만 '석유-식량 프로그램'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밝히면서 박씨가 자신이 관여하고 있는 기업체에 투자한 사실이 있다고 시인했다.
미국 연방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박씨에 대한 소장에는 박씨가 이름이 명시되지 않은 유엔 관리의 아들이 설립한 캐나다 기업에 100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기술돼 있다.
아난 총장은 1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스트롱 특사와 박씨의 관계를 모르고 있었지만 그 일(미국 검찰의 '석유-식량 프로그램' 수사)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뉴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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