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전! Best 라이프-(상)디스크 특집/추간판 탈출증 김종대씨

김종대(39)씨는 요즘 집에서 눈치보는 일이 부쩍 늘었다. 허리가 아파 그저 집에서 허송세월을 보내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이래저래 가족들이 신경 쓰인다. 특히 맞벌이하는 부인에겐 하염없이 미안할 따름이다. 김씨는 "빨리 나아 직장을 다녀야 가장의 체면이 설 텐데, 이놈의 허리가 좀체 좋아지질 않네요"라며 무척 애를 태운다.

김씨의 허리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지난해 4월 7일. 운전학원 강사로 일하던 김씨는 평소처럼 그날도 교습용 자동차를 타고 수강생의 주행연습을 도와주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수강생이 급제동한 게 화근이 되었다. 허리가 뜨끔거리더니 이내 아프기 시작했다. 그 전에도 가끔 허리가 뻐근하긴 했지만 그날은 이상하리만큼 통증이 심했다. 한동안 제대로 일어설 수 없을 만큼 허리가 쑤셔왔다. 불길한 예감에 가까운 병원을 찾은 김씨는 아니나 다를까 디스크(정식 명칭은 추간판 탈출증)라는 진단을 받았다. "디스크라는 소리를 들었을 땐 눈 앞이 깜깜하더군요."그날 이후 김씨는 일주일가량 디스크의 위력을 새삼 느껴야 했다. 앉아서 밥을 못 먹을 정도로 사타구니와 허벅지쪽 통증에 시달렸다.

사실 김씨의 디스크는 예견된 것이었다. 1997년부터 시작한 운전학원 강사일로 김씨의 허리는 혹사당할 대로 혹사당했기 때문이다. 매일 10시간 넘게 자동차 안에 앉아 있어야 하는데다 수강생들의 잦은 급제동과 급출발로 김씨의 허리는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 김씨의 디스크는 일종의 직업병인 셈이다.

결국 지난해 4월부터 1년 넘게 직장 문턱을 못 가다보니 생각지도 못한 눈칫밥만 는 처지다. "아내가 일이 끝난 뒤 돌아오면 짜증을 부리는 경우가 늘어났어요. 그때마다 감을 잡고 알아서 애교도 떨고 설거지나 집안 청소도 곧잘 해놓지요."그뿐만이 아니다. 주말이면 평소 근처도 안 가던 시장도 곧잘 따라간다며 쓴웃음을 내비친다. 1년 전만 해도 당당한 남편이자 아버지였다는 김씨. 공처가(?) 신세를 빨리 벗어나고 싶은 듯 "빨리 완치되어서 직장을 구하고 싶다"는 말을 수차례 되풀이한다.

◆김종대씨 상태

김씨의 디스크는 상당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찍은 C.T 촬영 결과를 보면 척추 2번과 3번 사이의 뼈조각에 퇴행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척추 3번과 4번 사이, 척추 4번과 5번 사이, 5번과 천골(sacrum) 사이에 디스크 수액이 밀려나와 신경을 건드리고 있다. 이로 인해 요통은 물론 오른쪽 허벅지 부분이 심하게 당긴다. 그나마 지금껏 개인적으로 꾸준히 양학치료와 함께 한방치료를 받아왔기 때문에 많이 나아져 있는 상태다.

전창훈기자 apolonj@imaeil.com

사진: 안재홍 닥터굿 재활의학과의원 원장이 김종대씨의 몸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이상철기자 find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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