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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로원 위문 10년째…청소년 30명도 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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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캘리포니아봉사단 여창회씨

29일 오후 여창회(47·부동산 중개업)씨가 대구 북구 태전동 복음양로원을 찾았다.

예정에 없던 방문 탓인지 마당에서 쉬고 있던 할머니들이 "오늘은 화요일이 아닌데…"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리다가 이내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여씨가 이곳 양로원을 찾은 지 어느덧 10년이 됐다.

매주 화요일 오후면 칠곡캘리포니아 봉사클럽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작은 위문잔치를 벌인다.

노래도 부르고, 어깨도 주물러주고 그렇게 2, 3시간을 고향 부모님 뵙듯하고 온다.

여씨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최근 학창시절 잠시 다뤘던 실력으로 색소폰 연습에 열중이다.

"노래 한 곡 가르쳐 드리면 내내 연습을 합니다.

다시 방문할 때쯤이면 노래 실력을 자랑하는데 그 모습에 힘이 나죠."

복음재단 박정희 복지사는 "양로원의 가장 큰 후원자이면서도 매주 들러 직접 어른들을 위한 봉사에도 헌신한다"고 고마워 했다.

후원금은 여씨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매주 주말 오후 운암지 수변공원에서 노래, 공연을 통해 모금한 돈과 꼭 그만큼의 돈을 자신의 호주머니에서 꺼내 마련한다.

봉사자도 한푼 두푼씩 주머니를 턴다.

지난주에는 시민 성금만 16만1천250원이 모금됐는데 보통 1년에 2천만 원 정도가 걷힌다.

모금한 돈 전액과 후원금을 보태 복음양로원과 정안요양원, 새볕원 아동보호시설에 필요한 물품들을 사 전한다.

여씨는 200명 양로원 어르신들의 자식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30명이 넘는 자식들을 두고 있는 아버지다.

그는 복지 시설에 갈 수 없는 위기가정의 청소년들을 자신의 가정에서 돌보고 있다.

지금 그의 집에는 4년째 함께 살고 있는 대학생 정모(20)양을 비롯해 4명의 청소년들이 여씨를 아버지라 부르며 보금자리를 틀고 있다.

또 5명은 여씨가 마련해준 집에서 자취를 하고 있다.

그렇게 여씨의 집을 다녀간 청소년들만 30여 명. 그들 중에는 여씨에게서 학비를 받아 대학을 졸업하고 어엿한 직장인이 된 이들도 있다.

그는 사정이 딱한 아이들을 그냥 보고 있지 못하는 자신의 성격 탓에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성도 다르고 직접 낳지도 않았지만 아이들을 키우는데는 친자식 대하듯 자상하고 엄하게 대하기도 한다.

"피는 못 속이는가 봐요. 아버지가 했던 일을 똑같이 하고 있으니…." 부친 여동규씨가 김천에서 불쌍한 학생들을 집으로 데려와 키웠는데 그것을 보고 자란 탓인지 자신도 결혼하면서부터 26년째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곳 저곳 뛰어다니다보니 정작 자신의 일에는 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는 형편. 그리고 그동안 '남 위한 일'에만 쫓아다니느라 여행 한번 제대로 다녀오지 못한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든다.

그러나 그는 이내 "벌이가 줄면서 더 많은 후원금을 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또 다시 '남' 걱정을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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