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에는 항상 기회가 내재되고 있고 기회 속에는 항상 위기가 내재되어 있게 마련이다.
일시적인 위기에 패배하고 좌절하는 무력함보다는 그 속에서 기회를 찾아 대책을 세우고 방법을 강구해 내는 것이 지난 날 우리나라의 경제사가 우리에게 가르쳐주고 있는 교훈이다.
6·25전쟁을 겪은 우리는 빈곤의 위기에서 넋을 잃고 허덕이던 시기가 있었고, 가난이 얼마나 어렵고 고생스러운 것인가는 그 시대를 살아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전래되어 내려오는 구전과 문헌을 통하여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고난과 시련의 위기에 연이어서 겹쳐진 위기가 바로 '성장의 위기'였다.
이때의 위기를 탈출하기 위한 대응방식은 수출주도형 공업화와 정부의 강력한 경제개발계획과 더불어 대기업 육성책에 크게 비중을 두면서 위기극복을 시도하였다.
사채동결, 1차 오일쇼크 같은 현상들도 이때의 일이었다.
이렇게 거듭되는 위기는 그 후에도 구조전환위기, 개방의 위기, 구조조정위기 등을 거치면서 경제안정 조치를 거듭 강구하게 되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구조개혁, 신용관리를 위한 시스템 보완 등의 지속적인 대응대책을 필요로 하며 국면전환을 위해 그때마다 안간힘을 쓰게 되었다.
1960년 GDP 40억 달러에 불과하던 우리나라의 경제사정이 2004년 GDP 6천674억 달러, 60년 기준 167배를 성장하여 세계 10위의 GDP 국가가 되었다.
이러한 성과창출을 하기까지는 정부 주도의 끊임없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역동적인 에너지와 기업가 정신을 가진 기업들의 세계시장을 향한 불굴의 투혼, 그리고 국민 모두가 국가경쟁력 확보에 우선을 두려는 마음가짐이 함께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이야말로 지난 날의 성취가 오늘을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지나친 자신감이나 자만심을 갖게 할까를 우리 모두가 경계하면서 알차고 계획성 있게 살아야 할 때다.
'실패학의 개척자'인 도쿄대 하타케무라 명예교수는 일본기업들이 매출 200억 엔에서는 개인의 경영한계 때문에, 800억 엔에서는 판매방식의 단조로움 때문에, 4천억 엔에서는 단일기업문화의 한계 때문에, 1조 엔이 넘으면 기업규모 때문에 위기가 도래하여 쉽게 도산한다는 것을 설명하였다.
한국의 경우,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1960년도의 대규모 기업집단 10개 중 2005년 현재 그 이름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 집단은 삼성과 LG, 두 기업집단뿐이다.
미국의 경우 100년을 넘는 기업집단이 8개, 유럽이 4개, 일본이 4개임을 헤아려 보면 우리의 경제규모나 그 역사가 얼마나 짧고 기반구축이 튼튼하지 못한가를 사실적으로 설명해 준다.
변화하는 환경과 여건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하여 성과창출의 지속적인 극대화를 최고의 가치기준으로 설정하고 정진을 거듭하지 않으면 우리가 현재 처한 경제 상황보다 더 어려운 위기가 급습하여 시련과 고통에 시달리게 될지도 모른다.
정부, 기업, 개인 할 것 없이 개인과 조직의 핵심경쟁력을 키우고 핵심가치를 창출해 내는 일에 지속적으로 정진하는 것만이 내일을 준비하는 오늘을 사는 모든 사람들의 지혜이고 용기일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대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어야 하고 변화에 살아남을 수 있는 나름 나름의 변화와 혁신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공급자 중심이 아닌 수요자 중심의 가치추구와 이의 극대화를 위한 끊임없는 개선과 개발이 최우선되어야 한다. 허태학 삼성석유화학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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