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대중교통 유감

연일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엄청난 이산화탄소 배출로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된다고 하니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도 달리 변명할 말도 없다.

나 한 사람만이라도 매연과 환경가스 배출을 막고, 건강을 위해 승용차 대신 버스를 타고 다니기로 결심했다.

가진 것을 하나씩 버리고, 불편한 것을 당연하게 여길 줄 알아야 정신적으로도 편한 노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편한 신발로 갈아신고 평소보다 조금 일찍 집을 나서 버스를 타니 버스 실내도 깨끗했고, 노인들에게 약간 불친절한 경우를 빼고는 대부분의 기사아저씨들이 친절하게 안내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버스정류장에 설치되어 있는 안내표지판들이 너무 훼손돼 알아보기 힘든 곳도 많았고, 어떤 노선은 지나치게 돌아가 불편하기도 했다.

배차간격표에는 9분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어떤 버스는 20여 분을 기다려야 오는 버스도 있었다.

배차시간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과의 약속인데도 잘 지켜지지 않는 것은 큰 문제다.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화가 날 일이다.

또한 노상 불법 주·정차 차량 때문에 버스들이 인도에 가까이 정차하지 못하는 일이 허다해 노인들이나 중년 아주머니들이 차로까지 뛰어가 타느라 애를 먹는 것을 보았다.

특히 배차시간에 쫓겨 급하게 승객들을 승·하차시키고 떠나버리는 버스를 잡아타기란 도저히 불가능해 보였다.

게다가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노선의 경우에는 배차시간에 쫓겨 많은 사람들이 정류장에서 기다리는데도 다 태우지 않고 떠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대구시도 이제 지하철 2호선 시대가 열린다.

지하철 노선과 연계해 버스노선도 정비해야 한다.

굽은 노선을 펴주고 배차 간격도 조절하는 등 합리적인 조정이 필요하다.

버스공영제가 실시되기 위해서는 버스회사 경영합리화도 중요하지만 시민들 편의가 최우선 목표가 되어야 한다.

교통행정 담당공무원들이 혹시 승용차를 타고 다니면서 버스노선을 조절하거나 교통행정을 쥐락펴락하는 탁상행정에 빠져있지는 않은지 내심 걱정이 앞선다.

평소에도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면서 현장을 확인하는 현장행정을 보고 싶다.

대구시의원 손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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