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사람들은 잘 뭉친다.
매년 경기고에서 열리는 재경체육대회에는 4천~5천 명이 쉽게 모인다.
가족을 남부여대하고 몰려들어 그날은 '울진 잔치'가 된다.
타시도 향우회들이 몹시 부러워 한다.
왜 잘 모이느냐고 물으면 그들은 '글쎄요?'란 답을 내놓는다.
박수형 임인배 의원 보좌관은 "서울에서 가려면 해남 땅끝마을 보다 멀어 자주갈 수 없는 고향이다보니 더 애틋하고 끈끈한 정이 흐르는지 모르겠다"고 나름대로 풀이했다.
곽성환 재경울진향우회 사무총장은 "울진 사람들은 고려에 항거해 조선 500년 동안 중앙에 등용되지 못했다"면서 "외면받고 핍박받은 서러움이 '단결'을 낳았을 것"이라고 했다.
울진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
울진 출신 가운데 사기꾼이 거의 없다는 게 큰 자랑이다.
몇 년전 한 울진인이 사기를 쳤다가 울진사람들 사이에 왕따가 됐을 정도다.
고향이 해안을 끼고 있어 사람들의 성정이 순후한 덕분이라고 설명한다.
고향도 원전이 들어와 외지인이 늘어나기 전에는 사소한 사건도 별로 없었다 한다.
울진 사람을 의욕이 많고, 투지가 강하고 배짱이 있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먹고 살게 없고 늘 소외받았으니 배짱밖에 늘지 않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최근 각 지자체간에 방사성폐기물처리장 유치전이 치열한 가운데 울진의 여론 주도층은 방폐장 유치에 소극적이라 서울에 있는 많은 울진인들이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다.
방폐장을 유치해 3천억 원의 지원금과 한국수력원자력(주) 본사가 가면 고향이 잘 먹고 살 수 있을텐데 좋은 기회를 잃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출향 울진인들은 또 다음달에 개최되는 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가 성공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엑스포를 계기로 전국 최고 오지, 무장공비가 나오는 울진이란 이미지를 떨치고 '세계 속의 울진'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것이다.
최재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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