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외신 및 전문가 분석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10일 정상 회담후 기자들과 만나 회담결과에 대해 밝힌 내용을 놓고 외신과 전문가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외신들은 양국 정상이 북핵 해법 등 양국간 현안을 놓고 이견이 있는 점을 지적했으나, 일부는 그같은 이견이 해소됐는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을 부각시킨 반면 다른 일부는 이견에도 불구, 양국 정상이 북한에 6자회담 복귀를 촉구했다는 점 등에 의미를 부여했다.

AP는 "부시 대통령과 노 대통령은 북한을 6자회담으로 인도하는 방법을 놓고 그 차이점에 다리를 놓으려 노력했다"면서,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우리는 한목소리를 내도록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한 반면 노 대통령은 몇 가지 합의되지 않은 것이 남아 있음을 지적했다"고 말했다.

AFP는 부시 대통령이 "오늘 회담은 미국과 한국이 하나의 목소리를 낸다는 것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언급한 점을 지적하면서 "두 사람이 북한과 그 밖의 이슈들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는데 구체적인 진전을 이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DPA는 양국 대통령이 북핵 위기 해법의 최선의 방법에 대한 입장차이를 부각시키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말하고, 양국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 원칙, 6자 회담을 통한 해결 원칙에 합의한 점을 강조했다.

교도 통신은 "양국정상이 북핵 해법에 대한 이견을 접어둔 채 북한에 대해 6자회담에 복귀하도록 촉구했다"고 말하고 두 정상의 발언을 인용하며 양국간 이견들이 해소돼야 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정상 회담의 성과에 대한 전문가들 간의 평가도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반도 전문가인 헤리티지 재단의 발비나 황 연구원은 "양국 정상은 예견됐던 대로 북핵 해법에 대한 자신들의 견해를 바꾸지 않기로 합의했다"면서 "이번 회담으로는 북한의 입장이 달라질 수 없기 때문에 6자회담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 이라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또 "노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에게 '한미 동맹이 강하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묻는 것 자체가 한미 동맹이 더 이상 강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양국간 신뢰 구축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전 국무부 북한 담당관이었던 케네스 퀴노네스 박사는 "양국 정상은 이번에 북핵 해결을 위해 양국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하고, 양국 동맹이 건강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등 성공적인 회담을 가졌다"고 평가하면서 "6자회담 재개 분위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퀴노네스 박사는 "한미 동맹은 과거 이승만 정권에서부터 시작해 모든 한국 정권에서 문제가 돼왔던 것"이라면서 최근 한미 동맹을 둘러싼 양국간 불협 화음을 과소 평가했다.

황 연구원과 퀴노네스 박사 모두 부시 대통령이 이날 '미스터 김정일'이라는 호칭을 사용한데 대해서는 "북한의 마음을 바꾸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워싱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