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역사인식 간극 못메웠다'

일본 언론은 20일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간 정상회담에도 불구, 역사인식에 대한 양국의 간극을메우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교도(共同)통신은 해설기사에서 이번 회담에서는 예상대로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참배 등 역사문제에 관해 "진지한 의견교환"(노대통령)이 이뤄졌지만 합의보다는 '소원함'이 두드러진 회담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연내 일본에서 정상회담을 갖기로 약속했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국내여론의반일감정을 고려해 더 강경한 태도로 나오면 관계회복이 한층 요원해질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새로운 전몰자 추도시설 건설을 검토하고 역사공동연구결과를 교과서에 참고키로 합의했지만 노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이들 2가지는 사전절충에서 합의한 사항이라고 밝힘으로써 정작 회담에서는 양측의 간극이 더 깊어졌다는 인상을 줬다고교도통신은 덧붙였다.

NHK는 고이즈미 총리가 회담후 수행기자들에게 노무현 대통령이 회담에서 "야스쿠니 참배를 중지하기 바란다"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발언 곳곳에서 중지했으면 좋겠다는 기분이 있다는 건 알았다면서 "제2기 역사공동연구기구를 설치키로 한 만큼여기서 논의를 통해 상호이해가 진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 정계는 새로운 추도시설 건설을 검토하겠다는 고이즈미 총리의 발언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자민당 의원인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전 외상은 새로운 추도시설이 건설이"최상의 해결책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고무라 전 외상은 새 추도시설이 완성돼도 그후 총리직을 맡은 사람이 야스쿠니를 참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총리가 야스쿠니에는 가지 않겠다고 작정한 후에건설하는 것이 아니면 일시적으로 진정된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다이치(又市) 사민당 간사장도 담화를 발표, "이제 와서 (총리자신의) 야스쿠니참배와는 별도로 검토하겠다는 것은 너무 편의주의적"이라고 지적하고 "회담석상에서 참배를 중단하겠다고 확실히 말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간자키 다케노리(神崎武法) 공명당 대표는 "(추도시설 건설을 향한) 일보전진으로 받아들인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치다(市田) 공산당 서기국장도 "국민이 합의해 침략전쟁의 반성위에서 희생자를 추도하는 시설을 만드는데는 찬성"이라고 말해 공산당 간부로는 처음으로 추도시설 건설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