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철강공단에서 중소기업체를 운영하는 이철규(47)씨는 매주 화요일만 되면 가슴이 답답하다. 주말과 휴일에 거래처 간부들과 골프를 쳐야 하지만 매번 부킹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주말에 골프 약속을 해놓고 부킹에 실패하는 날은 가능한 모든 연줄을 동원해 부킹 전쟁을 벌인다.
이씨는 "퍼블릭 골프장으로도 고개를 돌려보지만 부킹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라며 "골프장이 크게 늘어나 마음대로 부킹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만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늘어나는 골프장
불과 20, 30여 년 전만 해도 골프채는 '부(富)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경제성장과 함께 골프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전국 곳곳에 골프장이 문을 열었다.
현재 대구'경북에만 해도 12곳의 골프장이 운영중이고 12곳이 새로 들어설 예정이다. 이 가운데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는 곳은 팔공CC(18홀), 경산 대구CC(27홀), 경주 신라CC(36홀), 마우나오션CC(18홀), 구미 선산CC(18홀), 칠곡 파미힐스CC(18홀) 등이고 퍼블릭 골프장은 대구 냉천CC, 경주 보문CC(18홀), 우리골프CC(9홀) 등이 있다.
건설중인 골프장은 경주가 4곳으로 가장 많지만 영덕'안동'문경'성주 등에도 골프장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경주에는 서라벌골프클럽(36홀'경주시 외동)이 9월 말 개장 예정인 것을 비롯해 디 아너스CC(27홀'경주시 천군동), 감포골프장(18홀'경주시 감포읍 나정리) 등이 내년 하반기 개장을 준비중이다. 또 포항에는 포항CC(18홀'포항시 북구 송라면)가 최근 조성을 마무리하고 회원들을 상대로 시범라운딩을 하고 있으며 포항 송라CC(18홀'포항시 북구 송라면), '대보해맞이 CC'(9홀'포항시 남구 대보면)도 올해 중으로 인허가를 마무리하고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밖에 영덕 오션뷰CC(18홀'영덕 강구면), 안동 TGV 이스트CC(18홀'안동시 일직면), 문경골프장(18홀'문경시 마성면), 성주골프장(18홀'성주군 초전면) 등도 골프 동호인들을 기다리고 있다.
▨부킹 세일즈 나서는 시대 온다
보통 집 한 채 값과 맞먹는 골프회원권을 가진다는 것은 아직도 서민들에겐 남의 이야기다. 하지만 정작 회원권을 가진 사람도 불만이 많기는 마찬가지. 부킹이 워낙 어렵기 때문에 '할인권'이라는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4, 5년 뒤에는 주말 골퍼들이 더 이상 '부킹 전쟁'을 겪지 않아도 될지 모른다. 지금보다 골프장이 2배 정도는 더 늘어나 골프장들이 되레 고객들을 상대로 '부킹 세일즈'를 벌여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
골프 동호인 최현창(45)씨는 "2010년쯤 되면 적어도 주중의 경우에는 골퍼들을 상대로 세일즈를 벌여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골프인구가 계속 늘어난다 하더라도 주말 부킹 역시 지금보다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골프장 조성이 크게 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그린피는 계속 오르고 있다. 한국골프협회에 따르면 현재 전국 130여 개 골프장의 주말 비회원 평균 그린피는 17만9천 원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은 1만 원이 비싼 18만9천 원. 따라서 주말에 한 번 골프를 치는 데 캐디피, 식음료 등을 합쳐 1인당 족히 25만~30만 원은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골프전문가들은 앞으로 2010년이 되면 주중 그린피는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골프회원권 역시 지난해 하반기부터 값이 떨어지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 257개 회원권 기준시가를 직전고시일인 지난해 8월 1일에 비해 평균 9.1% 하향조정했다. 떨어진 곳은 169개인 반면 보합과 상승은 83개, 5개에 그쳤다.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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