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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영기자의 의료이야기-(36)이상한 병원 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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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외과', '향문외과', '문항외과', '치항외과'/ '속편한내과', '속시원내과', '장쾌한내과', '장편한내과'.

앞쪽의 외과의원 명칭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무슨 의미로 붙인 이름일까. 간판을 만들다가 실수로 오자가 생긴 게 아닐까. 항문질환을 전문적으로 치료한다는 의미를 담기 위해서 병원 측이 고심 끝에 만든 '작품'이다.

뒤쪽의 내과의원 명칭은 그래도 그 의미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위장과 관련된 질환을 전문으로 하는 의원이라는 것을 넌지시 알려주는 이름들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웃지 못할 해프닝이 생겨나는 것일까. 의료법 때문이다. 현행 의료법은 병원 간판에 진료과목 표기는 가능하지만 항문외과, 소화기내과, 비만클리닉, 유방클리닉, 얼굴성형전문 등의 특정질병이나 의료행위를 표기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같은 규제는 환자를 유인해 불필요하거나 과다한 의료소비를 촉진하는 것을 막으려는 뜻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제도가 이렇다 보니 의료기관들은 의료법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환자에게 특정질환의 전문 병'의원임을 알리기 위한 방법을 찾는 데 고심하고 있다. 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이 있다고 했던가.

개원을 앞둔 한 의사는 "병'의원간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차별화 전략으로 특정질환 치료를 전문화하기 위해 고가의 장비까지 갖추고 있는데 의료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이를 알릴 수 있는 병원 이름을 짓는 데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웃지 못할 해프닝도 조만간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복지부가 의료법을 개정해 내년부터 신문 및 방송에 의료광고를 전면적으로 허용하는 방침을 검토함에 따라 전문시술분야와 의료진 경력 등을 광고에 활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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