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밤 콜롬비아와 접경한 에콰도르 북부 만타 항구. 정원 15명의 조그만 선박에 무려 113명이 타고 있었다. 승선자들은 태평양을 헤쳐 중미에 도착,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가 행복하게 살겠다는'아메리칸 드림'의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전체 길이가 20m도 채 넘지 못하는 이 소형 선박은 항해 돌입 하루 뒤 머나먼 콜롬비아 남서부 태평양 해상에서 침몰했고 불과 9명만이 침몰 이틀 뒤 지나가는 한 어선에 의해 구조되는 비극적 운명을 맞았다.
사고 발생 해역은 콜롬비아 남서부 해안에서 수백 ㎞ 떨어진 곳으로 104명은 악몽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얼음 같이 차가운 심해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이 비극적 사고가 관할 콜롬비아 해군에 공식 보고된 것은 침몰 사고 발생 나흘만인 16일 오후였다. 이미 구조는 불가능했고 시신 수습을 위한 수색 작전만 이뤄졌으며 승선자 대부분인 100여명 사망 추정이라는 보도 자료만 배포됐을 뿐이다.
이번 사고는 정치 혼란과 경제적 빈곤에 찌들린 나머지 마지막 탈출구로 미국 불법이민행을 택한 수많은 중남미 서민들의 애환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에콰도르의 최근 정치상황은 중남미 정치혼란의 실상을 대표한다. 지난 4월 루시오 구티에레스 전(前) 대통령이 강제축출되는 등 지난 10년간 현직 대통령 3명이 임기를 채우고 못하고 중도하차했다.
이런 정치혼란에다 1999년 심각한 경제위기 이후 목숨을 걸고'미국행 승부수'를 택해 고국을 떠난 에콰도르인들은 5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에콰도르 전체 인구 가운데 25분의 1에 해당하는 것이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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