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휴대전화·GPS 최첨단 기기의 이론적 기반제공"

글라우버 "레이저의 특성, '양자광학적 결맞음'으로 설명"

오늘날 현대인이 널리 쓰이고 있는 휴대전화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등 최첨단 기기들은 양자광학적 이론을 응용한 것들이다. 빛은 파동의 형태로 존재하다가 금속에 흡수되면 전자를 방출함으로써 입자성을띠게 되는 데 이것을 정밀하게 측정, 분리해 그 신호를 읽어내는 원리다.

올해 노벨물리학상 공동 수상자 미국의 이론물리학자 로이 J. 글라우버는 맥스웰, 아인슈타인 등 양자 물리학자들의 오랜 연구를 바탕으로 '양자광학적 결맞음'이라는 이론으로 레이저의 특성을 설명, 현대 양자광학 이론의 토대를 만들었다.

그의 이론은 이번 공동 수상자인 미국의 존 L.홀, 독일의 테오도어 W.헨슈가 '1 천조분의 1'의 정확성으로 빛의 주파수를 구별해낼 수 있는 분광기술을 개발하는 데결정적 기반이 됐다.

빛의 주파수는 빛의 색깔로 나타나기 때문에 홀과 헨슈의 분광기술은 아주 다양한 레이저를 개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 기술은 오늘날 휴대전화, 초정밀 시계, GPS 등 현대 첨단기기에 광범위하게 응용되고 있다. 글라우버에게 노벨물리학상의 영예를 안겨준 '양자광학적 결맞음' 이론은 1963 년 국제학술 저널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 '광자 상관관계'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발표됐다.

그의 이론은 백열전등처럼 금속이 뜨겁게 달궈지면서 내는 빛은 그 원자(광자) 들이 마구 헝클어져 있지만 레이저에서 나오는 빛의 경우 광자가 군대의 병사들처럼일사불란하게 '결'이 맞게 움직인다는 점을 설명했다. 즉 글라우버는 레이저의 특성을 수학적 공식으로 설명, 오늘날 빛을 통제가능한대상으로 바꿔놓음으로써 각종 첨단 광학기기의 개발에 결정적인 토대를 제공했다.

그의 이론은 1850년대 맥스웰, 그리고 1905년 천재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의 '광전효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맥스웰은 '빛은 파동으로 존재한다'는 빛의 파동성을 설명하면서 전자기파의 존재를 예측했고 이는 나중에 마르코니에 의해 무선전신으로 실현됐다.

당시 맥스웰은 빛을 파동성만으로 설명했으나 아인슈타인은 더 나아가 빛은 파동으로 존재하다가 금속에 부딛히면 전자, 즉 광자를 방출한다는 '광전효과'를 발표, 빛의 또다른 특성인 '입자성'을 설명함으로써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글라우버는 맥스웰와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바탕으로 광자를 검출, 측정할 수 있는 이론을 제공함으로써 꿈의 빛 '레이저'를 통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글라우버가 이번 노벨물리학상 상금의 2분의 1을 차지하고, 공동수상자인 홀과헨슈가 나머지를 절반씩 나눠갖는 등 상대적으로 높이 평가된 것도 그의 이론이 만들어놓은 엄청난 파급효과때문으로 풀이된다.

고등과학원 김재완 교수는 "글라우버의 양자광학적 결맞음 이론은 현대 광자광학이론의 토대가 됐으며 홀과 헨슈는 빛의 신호를 극도로 정밀하게 분리하는 기술을개발함으로써 현대 첨단 통신기기와 정밀시계 개발 등 양자광학 기술발전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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