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릴레이 이런 삶-한국경제TV 김기웅 사장

"운명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경제TV 김기웅(金基雄·53) 사장은 언론인 외길을 걸어온 지난 날들을 되돌아보며 이렇게 운을 뗐다.대구 대봉동에서 5남매 중 넷째로 태어난 김 사장은 경북대 사범대 부설초등학교와 대건중을 거쳐 1968년 계성고에 입학한 직후 교내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이를 계기로 학보사에 들어간 게 언론과의 첫 인연이었다는 것.

2학년 때부터는 학보사 편집장을 맡게 됐으며, 그 해 대한일보와 한양대가 공동 주최한 전국 고교 신문 콘테스트에 나가 종합부문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주위의 권유로 한양대 신문학과(현 신문방송학과)로 진학했고, 졸업하던 해인 78년부터 내외경제신문과 매일경제신문, 한국경제신문 등 경제 전문 언론사를 두루 거치면서 편집국장까지 지냈다.

지난 3월에는 한국경제TV 사장으로 취임해 CEO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경제TV는 99년 증권 전문방송으로 출발해 'WOW(대박이란 뜻)'라는 브랜드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연 매출액 300억 원 규모로 유선방송 중에서는 가장 안정된 수익모델을 갖고 있다고 한다.

학보사 시절까지 포함하면 그가 언론과 함께 해온 인생은 37년이나 되는 셈이다."고향인 대구에서 언론인으로서의 꿈을 키웠던 셈이고, 지금도 고향만 생각하면 가슴이 찡하다"는 김 사장. 그러나 자꾸만 왜소해져가는 고향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심정이다.

"지역경제가 회생하려면 일대 돌파구를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는 그는 "항만도 없는 등 입지여건도 그다지 좋지 않은데다 배타적인 지역정서 때문에 외지 기업인들 시각도 좋지 않고, 주력산업도 퇴보하고 있어 현 상황에 획기적인 변화가 없으면 앞날이 지극히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섬유업 등에 매달려온 기존의 사고방식에 일대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거듭 강조한 뒤 "대구를 살릴 수 있는 신산업이 과연 뭔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대구가 IT 등 첨단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으나 다른 지역에서도 이같은 산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경쟁력까지 갖춰야 한다는 것.

그는 "지역 정서가 보수적이라고 비난도 하지만, 의리있고 인정많고 어른을 잘 모신다는 측면에서는 아름다운 게 훨씬 많다"면서 "다만 정치문제에만 개입하면 특정 정당 일색이 되는 등 보수를 넘어 폐쇄적이고 이기적으로 돼버리는 게 문제"라고 했다. 무엇보다 경제분야에서만은 진취적이어야 살아갈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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