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 건물은 잘 생긴 상경대 학생들이 많은 상경관입니다. 문과대·생활과학대 건물에는 예쁜 여학생들이 많지요."
요즘 관심이 높은 대학 입시설명회에 참석한 고등학생들을 이끌고 버스 투어하며 학교 안내를 한 학생의 설명이다.
"물론 개개인의 차이가 있어 무조건 그렇다고 얘기하기는 무리이지만, 단대별(계열별)로 학교생활을 하다 보면 학생들의 스타일·사고방식·행동양식 등이 조금씩 다른 것 같아요."
요즘 대학생들의 단대별 특징을 학생들로부터 들어봤다.
♣아저씨와 소년·소녀들이 공존하는 문과대의 여성 파워=시끌벅적하고 유난히 화장실 유동 인구가 많은 건물을 꼽으라면 단연 여학생들이 많은 문과대다. 새벽 4시 도서관 앞에서 줄을 서면서도 예쁘게 화장한 얼굴로 나타나는 세련된 여학생들이 많은 문과대는 귀로 줏어 듣는 것이 많고 말도 많은 것이 특징. 윤성혜(21·여·영남대 국문과 3년)씨는 시험지 한 장에 한 개 문제의 답을 배경지식·역사까지 담아 장황하게 풀어야 되는 공부를 하다보니 자연 이런 성향이 강해지는 것 같다고 했다.
보통 1학년때는 '꽃미남' 스타일인 남학생들은 희소가치를 인정받아 '도도하게' 굴기도 하지만, 군대 갔다와서 복학하면 어김없이 '아저씨' 스타일로 옷차림이 평범해지기 일쑤. 이때부터 여학생들이 주도하는 일의 뒷 수발 들기에 바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실용적이고 합리성을 추구하는 상경대 학생=실용 학문을 배우는 상경대 학생들은 일찍부터 수치와 돈 개념이 밝아 주식에 투자하거나 창업하는 등 실용적·현실적인 면모가 강하다.
예컨대 어떤 주식회사에서 장갑차를 개발했다는 뉴스를 접하면 먼저 기계에 관심을 보이는 공대 학생과 달리 "호재다. 주가가 올라가겠구나." 하는 생각의 차이를 보인다고. 남녀 학생들이 적당히 섞여 밝은 분위기가 느껴지고 옷차림이 세련돼 인기 연예인의 별명으로 불려지는 학생들도 적잖은 실정이다. 경영대 4학년인 김모(25) 학생 경우 등산복이 재질도 좋고 기능이 뛰어나 실용적이라는 이유로 학교에서도 등산복을 즐겨 입고 다니는 실용파다.
♣공대 학생들은 칙칙하고 답답하다?="소개팅 할래?" "무슨 과야?" "공대 다니는데…." "안 할래. 칙칙해서 싫어." 대학 캠퍼스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대학생들의 생각이다. 이상민(25·대구가톨릭대 공대 3년)씨는 "남학생이 많은 공대와 같은 이공계의 분위기가 칙칙하고 거친 편이라는 사람들의 생각이 이상할 것 없다"고 말한다. 여학생 수가 적은데다 전공 수업이 과제도 많고 어려워 공부에 신경 쓰다 보면 옷차림 같은 것에 마음 쓸 겨를이 없다는 것. 특히 여학생이 적은 공대 남학생들은 평범한 체육복 차림으로 다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복학생들은 군대 다녀온 후 과거의 군복 차림에서 벗어나 좀더 외모에 신경 쓰고 옷을 잘 입고 다니기도 한다고 김형관(25·영남대 전자정보공학부 4년)씨는 전했다.
'무엇은 무엇이다'는 정확한 답을 구하는 공부를 해서인지 '몰아주기' 특성도 강하다. 예컨대 학생들끼리 몰려가 아이스크림을 먹을 경우 문과대 학생들은 각자 먹고 싶은 아이스크림을 고르지만, 공대 경우 한 학생이 좋다고 고르는 것을 대세에 따라 똑같이 선택하는 편이라고.
인문계 법대 학생들도 칙칙한 분위기는 비슷하다. 고시 공부 등을 위해 도서관에 상주하며 체육복과 모자 차림으로 외모에 큰 신경을 안 쓰는 분위기. 법대 3학년인 권모(25) 학생은 "법대 여학생들은 많이 남성화돼 남자 선배를 형이라고 부르고 커피도 '한 사발' 하자고 말하는 등 여자 후배들이 여자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온 몸으로 표현하는 예체능계
페인트가 잔뜩 묻은 앞치마와 청바지, 예비역 군복, 일명 '깔깔이'리고 불리는 군용 방한 내피를 입은 여학생들을 보면 미대 학생이라는 것을 단번에 눈치 챌 수 있다. 자신의 전공이 무엇인지를 온 몸으로 표현하는 미대 학생들은 '개성 있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그림을 그릴 때 두르는 앞치마도 똑같은 법이 없다. 흰 셔츠 등을 모두 맞춰 입어도 찢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개성을 살려 똑같이 입는 법이 없다.
음대 경우 고가의 악기를 다루다 보니 자가용에 악기를 싣고 다니는 경우도 적잖다. 학생이지만 캐주얼 차림보다는 고급스런 세미 정장 차림을 많이 하는 편. 일찍부터 전공을 살려 자기 것을 찾으려 하는 모습이 강하다.
체육대 학생들은 여학생도 예외 없이 '군기'와 '협동심'을 강조해 대학 밖의 세상에서 지내는 듯 하다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단체로 체육복을 함께 입고 다니며 표 내기를 좋아하는 것이 특징. 체육복을 입어도 "멋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게 바로 이들이다.
까치Q 입시정보·상담 사이트를 운영하는 이재엽(대구가톨릭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는 "남·여학생의 구성비율, 학문의 성격, 진로, 집안 소득의 차이 등으로 단대별(계열별) 대학생들의 스타일·사고방식·행동 양식 등이 차이가 조금씩 나는 것 같다"면서 "이런 차이들이 앞으로 직업을 가지는 것과도 연관이 된다"고 했다.
글·김영수기자 stella@msnet.co.kr
사진·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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