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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위한 재건축? 분양권 줘도 살 수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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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주민에 매도청구 소송 압박 "생계는 어쩌라고"

"법을 내세워 소수의 주민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아서야 되겠습니까."

최주식(71·대구 수성구 파동) 씨는 요즘 밤잠을 설치고 있다. 다섯 식구의 생계가 걸려있는 점포가 재건축으로 곧 헐릴 형편이기 때문.

고령의 부인과 척추 장애 2급인 최씨, 정신지체장애 2급인 아들 내외 등 가족 대부분이 장애를 가진 최씨네는 이 점포에서 매달 나오는 임대료 75만 원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했다. 최씨 소유의 2층짜리 상가주택 자리와 인근 지역 1만1천33 평에는 곧 지하 2층, 지상 15층짜리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조합원 208명 가운데 30명은 지난해 조합으로부터 재건축에 참가 여부를 회답해 달라는 최고장을 두 차례에 걸쳐 받았다. 재건축에 참가하지 않으면 매도청구 소송을 제기할 것이고 소송 비용도 부담해야 한다는 경고와 함께 였다.

"아무리 법대로 한다지만 재건축에 반대하는 주민들 목소리도 들어야죠. 같은 주민들이면서 설득은커녕 법적 소송부터 제기해 버리는 경우가 어디있습니까. 또 재건축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대부분 고령인데다 다른 곳으로 이사갈 만한 형편이 안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파트 분양권을 줘도 도저히 살 형편이 못된다는 거죠." 최씨는 하소연했다.

그는 1년 넘도록 대구 수성구 파동 장음사 입구에서 노인 등산객들을 위한 '사랑의 지팡이'를 나눠 주고 있다.

또한 지난 2003년에는 평생 모은 돈 2천만 원 가운데 1천만 원은 여성 장애인연대에, 1천만 원은 일심재활원에 기탁했을 정도. 아들 최병하 씨도 15년 전 막노동을 통해 모은 돈으로 충북 음성 꽃동네에 2천 평의 땅을 구입, 장애인 회관 건립용으로 기부하기도 했다.

평생을 착하게 살아 왔다고 자부한다는 최씨는 "경고장이나 최고장만 날린다고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14~5평짜리 집에서 어렵게 사는 같은 동네 주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줬으면 좋겠는데 세상이 이렇게 무서운 줄 정말 몰랐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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