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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로까지 번진 '묻지마 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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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경기 수원 화성의 서장대가 방화로 2층 누각이 전소된 사건의 동기가 카드빚이었다니 기가 막힌다. 바로 붙잡힌 방화 용의자는 문화재 관리에 무력한 당국을 비웃기라도 하듯 보관 중인 순라꾼 복장 등에 라이터로 불을 붙여 바닥에 던졌다니 어이가 없다. 우리 주위에 산재한 귀중한 문화재에까지 어느 틈에 '묻지마 방화'가 번지고 있지만 당국은 언제까지 이를 방치만 할 것인가.

대구'경북에만 해도 쉽게 꼽을 수 있는 2천500여 점의 문화재들이 늘 이런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 중에는 상당수의 목조 문화재가 아예 방재시설이 없다. 설마 있다 해도 미비하기 짝이 없고, 더러는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소화전마저 설치되지 않은 곳이 수두룩하다. 당국의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늘 요구되지만 그럴 때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 임시 땜질에 급급해 왔다.

문화재는 한 번 소실되면 복구나 회복이 불가능하거나 매우 어렵지 않은가. 그렇다면 당연히 예방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 감독은 문화재청이 하고 관리는 비용이 없어 쩔쩔매는 지방자치단체가 맡는 작금의 이중체계 관리가 문화재 관리를 더 어렵게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귀담아들어야 한다.

지난해 고찰 낙산사가 잿더미로 변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창경궁 문정전에도 '묻지마 방화'로 하마터면 인근의 국보급 문화재들이 화마에 삼켜질 뻔했다. 이달에는 문화재가 소재한 곳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벌이는 각종 행사들이 즐비하다. 초파일을 앞두고 스님들이 소방대를 구성했다는 반가운 소식도 있다. 방화는 모방성이 강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귀중한 문화재가 더 이상 피해를 입지 않도록 당국은 세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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