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배창효의 채타령 스윙타령] 다운스윙만이 전부일까?

"엎어 치지 마세요." 아마 레슨을 받아 본 주말 골퍼라면 자주 들어보았던 말일 것이다. 특히 왼쪽 산으로 날아 갔다가 온 동네 다 구경하며 오른쪽 연못으로 떨어지는 악성 슬라이스 구질의 골퍼들은 질리도록 듣는 소리일 수도 있다. "체중 이동과 함께 오른 팔꿈치가 옆구리에 붙는 느낌으로 양팔을 지면으로 떨어뜨리며 다운스윙하면 됩니다." 밖에서 안으로 가파르게 깎아 치는 궤도를 교정하기 위한 조언이지만 보통 사람에게 이처럼 어려운 동작도 없다.

머리로는 충분히 이해가 가는데 도무지 몸이 따라 주지 않아 그냥 도끼로 아름드리 나무 찍듯이 공을 치면 안되나 하는 생각만 들고 골프 스윙이 비상식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연습 스윙은 8자를 그리듯 팔꿈치를 옆구리에 붙이며 안에서 바깥쪽으로 궤도를 그려보지만 실제 스윙은 어김 없이 슬라이스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어이 없게도 운동신경이 뛰어난 사람들이나 프로들은 불가능하게만 느껴지는 그 동작을 너무나도 쉽게 해낸다. 빨랫줄 같이 뻗는 구질에 한 번 기가 죽고 시야에서 사라질 정도로 날아가는 그 거리에 한 번 더 기가 죽고 만다. 골프 스윙에 있어 "마술과 같은 순간" 이라는 다운스윙 때의 그 느낌…… 꼭 필요한 것일까?

미국 PGA의 바비 링컨 (사진1)과 같은 이중면 백스윙을 하는 골퍼라면 오른쪽 팔꿈치를 옆구리에 가까이 붙이는 듯 다운스윙하는 느낌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 몸의 회전으로 다운스윙을 리드한다면 아웃-인 궤도로 가격이 되어 왼쪽으로 곧장 당겨지거나 슬라이스가 날 확률이 아주 높다. 백스윙 탑에서 양손이 어깨 회전 평면 보다 높은 몸 위에 위치해 있어서 나오는 결과이다. 정확한 타이밍이 요구되는 만큼 절묘한 체중 이동과 함께 부드러운 리듬과 템포가 매우 중요하다. 짐 하디는 이중면 스윙을 몸이 손과 팔을 따라가는 스윙이라 한다.

사진2는 정확한 드라이버샷으로 유명한 미국 프로 프레드 펑크의 백스윙이다. 양손이 어깨 면에 위치해 있는 단일면 스윙의 다운스윙 이미지는 차라리 "엎어 친다" 에 가깝다. 오른쪽 팔꿈치가 옆구리에 이미 가까이 있고 클럽이 몸 뒤에 있기 때문에 팔꿈치를 옆구리에 붙이며 다운 스윙 한다는 이미지는 치명적이다. 지나친 인-아웃 궤도로 인하여 오른쪽으로 곧장 밀리는 샷이나 왼쪽으로 심하게 휘는 훅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중면에는 필수인 그 마술 같은 순간이 단일면에는 거의 필요가 없다. 아무래도 타이밍에 덜 구애 받는 몸이 손과 팔을 리드하는 스윙인 것이다.

배창효 스윙분석 전문가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