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마무리한 17대 후반기 상임위 배정이 가관이다. 앞으로 의원들이 2년 간 활동할 상임위를 교통정리하는 과정부터 물밑 신경전이 요란스럽더니 배정 결과가 나오자 곳곳서 잡음이 일고 있다. 재판을 받고 있는 의원들이 법사위에 들어 갔나 하면, 국가기밀을 다루는 정보위에서는 열린우리당 의원 전원이 바뀌어 4년 재임 원칙이 깨졌다. 이번 역시 인기 상임위에는 지원이 몰리고 '찬밥 상임위'는 기피하는 풍조가 횡행했으니, 어찌 보면 나눠먹기 배정이 낯설 것도 없는 것이다.
그러한 꼴불견의 극치는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이 터뜨린 법사위 배정 불만이다. 인기 좋은 재경위를 원했던 그는 김한길 원내대표를 겨냥해 "나한테 법안(처리)얘기만 해봐라 죽여 버릴 테니까"라고 흥분했다. 임 의원이 길길이 날뛰는 이유는 빤하다. 법사위는 각 상임위를 통과한 법률안이 본회의 전 반드시 거치는 곳인 만큼 여야 충돌도 심하고 업무량도 많다. 거기다가 국회법이 바뀌어 임 의원처럼 변호사인 경우는 변호사 영업을 할 수가 없다. 한마디로 재미가 없다는 얘기다.
'비인기' 배정 불만을 달래려 '인기 상임위 겸임'이란 끼워주기도 있었다고 한다. 그런 법사위에 5'31 지방선거 출마희망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 중인 박성범 김명주 두 의원이 끼어 있는 것은 코미디다. 법사위 기피 풍조를 역이용한 보신책이라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법원 검찰은 소관 상임위 소속인 이들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있겠는가.
여당은 국가기밀을 다루는 특성상 국회의원 임기와 같이 하는 정보위 4년 재임 원칙을 무시하고 자기 당 위원 전원을 교체했다. 국민의 대표기관이 상임위 배정에서 원칙과 전문성은 뒷전이고 '찬밥' '더운 밥' 이나 따지며 밥그릇 다툼만 해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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