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6강 진출 호주 축구팬들 "키웰을 총리로"

호주 시간으로 23일 새벽에 벌어진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 사커루가 숨 막히는 추격전 끝에 2대 1로 앞서가던 크로아티아와의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으며 16강 티켓을 거머쥐자 호주 대륙은 삽시간에 흥분의 도가니로 변했다.

멀게만 보이던 호주의 월드컵 꿈이 본선 진출에 이어 16강 진출로 훌쩍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축구팬들도 선수들만큼이나 흥분해 아직도 미명에 잠긴 차가운 새벽하늘을 향해 뜨거운 함성을 쏟아냈다.

시드니와 멜버른 등 대도시의 야외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축구 경기를 관전하던 축구팬들은 이날 승부가 2대 2로 끝난 뒤 조명탄과 붉은 연막탄을 터뜨리기도 했고 하늘을 향해 불끈 쥔 주먹을 내지르며 '호주'와 '사커루'를 연호했다고 호주 언론은 전했다.

또 일부 팬들은 서로 얼싸안고 경기 막판에 2대 2 동점골을 터뜨린 해리 키웰의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는데 '키웰을 총리로'라고 외치는 목소리들도 들렸다고 한 신문은 전했다.

축구팬들은 이어 손에 횃불 등을 들고 북을 두들기며 이른 새벽의 시가지를 행진했다.

이날 시드니와 멜버른 등에는 각각 1만여 명이 넘는 축구팬들이 옥외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지켜보며 응원을 보냈다. 그리고 호주의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독일에서 뛴 사커루 선수들의 귀에도 들릴 정도로 큰 함성을 내질렀다고 호주 언론은 전했다.

호주 언론은 길거리에 나온 축구팬들이 지난 번 브라질 전 때보다 더 많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면서 축구팬들과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해 길거리 곳곳에서 경찰들이 바쁘게 경비 활동을 펼쳤다고 밝혔다.

존 하워드 총리는 이날 경기 직후 존 오닐 호주 축구연맹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호주 팀의 역사적인 16강 진출을 축하했다.

한편, 선수들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와 예상을 깨는 용병술로 사커루를 16강에 올려놓은 거스 히딩크 감독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아주 대단한 경기였다"며 "멋진 경기가 왜 사람들을 흥분시키는지를 보여준 경기였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특히 사커루 선수들의 투지에 대해 "호주 선수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며 싸우는 사자의 심장을 가진 투사 들이었다"고 칭찬했다.

이날 두 번 째 동점골을 터뜨려 스타가 된 키웰은 16강에서 만나는 이탈리아와의 싸움에도 충분히 대비하고 있다면서 더욱 빠르고 격렬한 경기로 골도 많이 나올 것으로 본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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