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광복절 대구 시내 태극기 "너무 더러워요"

김윤회(57·대구 북구 고성동) 씨는 지난 15일 광복절날 대구시내 중심가에 나갔다가 깜짝 놀랐다. 거리에 내걸린 태극기가 너무 더러웠던 것.

"이렇게 더러운 태극기를 내걸다니, 말문이 막힙디다. 이러니 일본이 아직도 우리를 얕보는 것이 아닐까요." 김 씨는 허탈해했다.

대구시가 국경일마다 태극기를 거리에 내걸고 있지만 태극기 청소가 지극히 불량, 시민들의 얼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지난 15일 낮 대구 달구벌대로. 서문시장역에서 경대병원역까지 가로등 국기봉에 한 쌍씩 걸린 태극기는 때가 꼬질꼬질했다.

이날 대구 중구 봉산동 지하철 반월당역 부근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한 여고생은 "태극기를 보면 너무 지저분해서 정이 안 간다."며 "이럴 거면 뭐 하려고 다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같은 날 대구 중구 삼덕동 사대부고 앞. 주변상가의 한 상인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며 "태극기 관리를 누가 하는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형편없이 관리하는 것이 놀랍다."고 했다.

대구시내 중심가를 관할하는 중구청이 보유하고 있는 태극기는 모두 2천여 장. 이 가운에 상당수가 시민들로부터 '더럽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중구청 측은 "세탁을 해왔지만 대구시내 중심가는 워낙 매연이 심해 때가 지지 않는다."며 "세탁보다는 향후엔 전면 교체하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해명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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