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중전화기서 새 10원 동전 못쓰나

KT, 동전투입식 전화기의 24%만 부품교체 예정

KT[030200]가 자사가 운영하는 일부 공중전화기에만 새 10원짜리 주화를 인식하는 부품을 교체키로 결정함에 따라 소비자들이 큰 불편을 겪을 전망이다.

17일 KT에 따르면 연말께 무게와 크기가 줄어든 새로운 10원짜리 동전이 발행됨에 따라 자사가 직접 운영하는 4만5천대의 무인공중전화기의 관련 부품을 교체할 예정이다.

현재 전국에 보급된 무인 공중전화기는 모두 27만여대다. 이 중 동전을 사용하는 전화기는 18만5천여대며 KT가 직접 운영하는 공중전화기는 4만5천대에 불과하다. 나머지 14만여대는 식당이나 슈퍼마켓 등에서 자급제로 운영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우리 회사가 운영하는 공중전화기에 한해 동전투입구에 부착된 주화선별기를 교체할 것"이라면서 "자급제 공중전화기는 우리 자산이 아니라 자영업자나 개인이 우리 회선을 임대해 사업을 하는 것이므로 보편적 서비스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올해는 예산 편성이 안 돼 있어 현실적으로 내년부터 부품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며 "50원짜리 동전이 교체됐을때를 감안하면 40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럴 경우 전체 동전 투입식 전화기 가운데 무려 76%에 달하는 공중전화기에서는 새로운 10원짜리 동전을 사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자급제로 운영되는 동전투입식 전화기의 부품 교체는 실제 운영자들이 자비를 들여 자율로 교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자급제 공중전화기 운영자들이 벌어들이는 수익은 낙전으로 챙기는 푼돈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라 이들이 낙전 수입을 목적으로 일부러 부품 교체에 적극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지적이다.

자급제 공중전화기 운영자들은 공중전화기 설치 비용으로 KT에 보증금과 단말 비용으로 25만~40만원을 낸다. KT는 보증금과 단말 비용 외에 자급제 공중전화기에서 발생하는 통화료 전부를 가져간다.

이와 관련, 다른 KT 관계자는 "법규로 강제하거나 비용을 일부 분담하지 않는 한 자급제 운영자들이 전화기 부품 교체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했다.

상황이 이렇자 KT가 자급제 공중전화기 통화료 수익은 고스란히 챙기면서 교체 비용은 자급제 공중전화기 운영자들에게 전가한다는 비난도 일각에서 나온다.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다른 통신사업자로부터 공중전화 적자를 일부 보전받는 KT가 수익성만 쫓아 통화료 수익만 챙기고 국민의 편익을 외면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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