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건설노조가 22일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여름의 일'에 대해 포스코에 공식 사과했다. 내용과 어투도 그랬지만 노조 관계자들 표정에서 진심(眞心)이 담긴 것으로 보였다. 자존심을 버리고 깨끗하게 한 번 더 사과한 것이다.
건설노조는 최근 비상대책위를 해체하고 보궐선거를 실시했는데 신임 집행부는 사과성명에서 '전 집행부의 독단적 결정과 무모한 투쟁'이라는 말로 지난 여름 사태를 표현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포항시 등 이른바 '유력 지도층'의 차례 아닐까?
포스코는 직접 피해당사자인데다 주주 등 '눈치'를 봐야 할 곳이 한둘 아니다. 출입제한조치나 손해배상소송 등을 제 손으로 선뜻 거둬 들이기에 부담스런 부분도 많다. 또 "큰 소리치더니만 별 것 아니더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 더욱 조심스럽다. 이런 점에서 포항시 등이 나설 차례라는 것이다.
건설노조 파업사태가 한창일 때 포항시장과 시의회의장, 상의 회장, 공단 이사장 등 유력 인사들은 한결 같이 노사갈등뿐인 것 같은 포항의 도시 이미지를 선한 쪽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 각계 지도층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그리고 당시 일부 인사들은 이런 뜻을 모아 건설노조를 찾아가기도 했다.
건설노조의 불법파업으로 포항 전역은 크게 멍들었다. 지금도 그에 대한 불만으로 건설노조를 비난하는 이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상호 반목과 질시의 상태를 계속 끌고 갈 수도 없는 일 아닌가? 이제는 지도층들이 화합을 위해 한번 더 나서야 한다. 포스코에 대해서도, 지난 여름 건설노조에 그랬던것처럼, 자세를 누그러뜨려달라고 설득해야 한다.
특히 포항시는 지금 노사 모두가 "무분규, 무파업을 선언하자."는 '산업평화도시선언'을 준비하고 있지 않은가!
박정출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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