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버지가 들려주는 옛 이야기] 넓게 생각해야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얘야, 지난주에 이어 이번에도 왕비 뽑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마.

방석을 만드는 마지막 시험까지 통과한 세 사람의 처녀가 임금 앞에 앉게 되었단다.

임금이 물었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오?"

그러자 한 처녀가 마침 문밖에 피어있는 모란꽃을 가리키며 대답했단다.

"저는 저 모란꽃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부귀영화를 가져다 주는 꽃으로 여기고 모두 좋아하니까요."

"아닙니다. 저는 복숭아꽃이라고 생각합니다. 천도 아닌 들판을 분홍빛으로 물들이고 있으니까요."

이 때 마지막 처녀가 말했단다.

"저는 목화꽃이라고 봅니다."

"목화꽃?"

"네, 목화꽃은 모란꽃이나 복숭아꽃만큼 요란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목화꽃이 피어야만 백성들이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습니다. 백성을 살리는 꽃만큼 아름다운 꽃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허허허, 듣고 보니 과연 그렇구료."

"뿐만 아니라 목화꽃은 화복화(花復花)입니다."

"화복화? 꽃이 피고 또 피고?"

"네, 꽃을 피운 자리에 한 번 더 꽃을 더 피웁니다. 그러니 두 번 꽃을 피우는 셈이지요."

"아! 목화꽃을 피운 자리에 다래가 열리고 그 다래가 익으면 흰 솜뭉치를 한 번 더 피운다는 뜻이구료."

"그렇습니다. 두 번 꽃을 피우니 백성들은 그 꽃을 오래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마음이 넉넉해집니다."

이 말에 임금은 고개를 크게 끄덕였지. 그리고는 다시 문제를 내었단다.

"그렇다면 새 중에서 가장 큰 새는 무슨 새이겠소?"

그러자 두 처녀가 다투어 대답했지.

"독수리입니다. 독수리는 어린 아이도 채어갈 만큼 날개도 크고 발톱도 억셉니다."

"아닙니다. 대붕이라는 새입니다. 대붕은 하루에 천 리를 날아갈 만큼 크고 힘이 세다고 합니다."

임금이 마지막 처녀를 보고 물었지.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시오?"

"네, 저는 새 중에서 가장 큰 새는 먹새라고 생각합니다."

"먹새?"

"그렇습니다. 백성들이 잘 살아가려면 음식이 풍족해야 합니다. 흉년이 들어 먹을 것이 없으면 백성들은 풀뿌리와 나무껍질도 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온 산천이 벗겨집니다. 산천이 헐벗으면 조그마한 비에도 홍수가 집니다. 홍수가 지면 집도 길도 모두 떠내려가게 됩니다."

"으음, 과연 그렇구료. 사람들의 먹새가 가장 크고 무섭구료."

임금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밖을 내다보았단다.

마침 바로 앞 궁궐의 지붕이 눈에 들어왔지.

"옳지, 저 앞에 보이는 지붕의 기왓골은 모두 몇 개나 될 것 같소?"

임금은 미소를 지으며 세 처녀를 바라보았단다.

세 처녀 중 두 처녀는 벌써 '하나 둘'하며 기왓골을 세기 시작했단다. 그런데 나머지 한 처녀는 빙긋이 웃고만 있었지.

얘야, 어떤 대답이 나올 것 같니?

나머지 이야기는 다음주에 해야할 것 같네.

심후섭 아동문학가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의 대구시장 공천 과정에서 현역 중진 의원 컷오프와 공천 잡음이 이어지며 당내 반발이 커지고 있다. 리얼미터...
정부가 석유제품 가격 안정을 위해 최고가격제를 시행했음에도 일부 주유소에서 가격 인상이 발생한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는 주유소 가격 변동을 ...
한 네티즌이 현관문 앞에 택배 상자가 20개 쌓여 문을 열기 어려운 상황을 공유하며 택배 기사와 소비자 간 배려 문제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안전 확보를 위해 중국의 협조를 압박하며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의 연기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