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원 수성구청소년수련관 사무국장은 1996년 개관 당시 공채 1기로 뽑혀 이후 12년간 한 자리에서 근무해 온 터줏대감이다. 최근에는 대구 청소년수련관의 현황과 개선과제를 내용으로 한 대학원 석사논문까지 써냈을 정도로 이 분야에 풍부한 경험과 관심을 갖고 있다. 대학에서 교육학과를 졸업한 그는 "아이들에게 제대로 가르치는 길을 좇아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그로부터 대구 청소년 수련시설들이 걸어온 발자취와 풀어야 할 숙제들에 대해 들어봤다.
"청소년 기본법이 제정되면서 각 지자체마다 청소년 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토록 했어요. 하지만 수련관이 제대로 자리 잡기까지 5, 6년이 걸렸습니다. 운영자나 이용자 모두 청소년 시설에 대해 잘 알지 못한 거죠."
수련관을 아는 이가 없어 문화 강좌를 열어놓고도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일이 허다했고, 이로 인해 경영에도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수련활동 하면 으레 멀리 이동해 숙박을 동반하는 프로그램을 떠올렸던 때였다.
하지만 수련관을 경험한 학생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2천 명이 넘는 고정회원을 갖추게 됐다. 불과 3, 4년 전부터의 일이다. 이제는 학부모들이 수련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아이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찾아보고 아이들에게 권할 정도가 됐다.
"어느 정도 인기인가 하면요, 수강 신청이 있는 날은 아침 일찍부터 학부모님들이 줄서서 기다려요. 퀵서비스 기사에게 수고료를 주고 수강 신청을 대신 부탁하는 열성 학부모도 계시더라고요."
농구, 축구, 인라인 스케이트, 힙합 댄스 등 체력을 기르는 데 효과적인 강좌와 리코더, 미술, 논술, 체육실기 등 수행평가에 도움이 되는 강좌들은 특히 인기가 높다.
그는 특히 저소득청소년들을 위한 방과후아카데미는 수련관이 공익적인 역할을 수행해낼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수성구청소년수련관 경우 2005년과 2006년 연거푸 이 분야에서 전국 우수시설로 선정됐다.
김 국장은 그러나 아직도 수련관 운영에 제약이 많다고 지적했다. 수련관 경우 교육시설도 아니고 복지시설도 아닌 국무총리실 산하 국가청소년위원회 소속에 머물러 세제 혜택이 거의 없다는 것. 전국 250개 청소년 수련관의 실제 청소년 이용률이 36%에 그치는 현실도 이런 재정상 어려움 때문이라고 했다. 학교와의 미진한 연계도 풀어야 할 숙제다.
"청소년 시설은 학교 교육이 미처 제공하지 못하는 체험의 기회를 줍니다. 건강한 인성을 닦을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청소년들에게는 꼭 경험해 보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수련관이 학교를 보조할 수 있는 기관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합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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